춘천을 대표적인 문학출판사인 ‘달아실’이 시선집 100호 발간이라는 뜻깊은 이정표를 세웠다. 달아실은 지난 13일 춘천 대안문화공간 ‘올훼의 땅’에서 ‘달아실시선’ 100호 발간을 자축하는 기념식과 송년회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윤배, 이홍섭, 전윤호, 정현우, 조현정 등 그동안 달아실시선을 통해 독자들과 만났던 시인들을 비롯해 예술가들이 대거 참석해 100번째 결실을 함께 축하했다.
달아실시선의 여정은 2017년 이홍섭 시인의 시집 ‘검은 돌을 삼키다’로 시작됐다. 이후 매년 10권 이상의 시집을 꾸준히 선보이며 쉼 없이 달려왔고, 8년여 만에 김윤배 시인의 ‘디아스포라의 발자국-러시아 시편’을 100번째 시집으로 세상에 내놓게 됐다. 출판 불황 속에서도 지역 출판사로서 시집 100권을 결호 없이 꾸준히 출간해 낸 것은 한국 시단(詩壇)에서도 매우 드물고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박제영 편집장은 “‘달아실시선’을 처음 기획하면서 가장 먼저 다짐했던 것은 ‘중간에 멈추거나 제대로 못 할 것 같으면 아예 시작조차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며 “그 다짐을 지키기 위해 한 권, 한 권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거창한 목표보다는 오늘처럼 묵묵히 다음 시집을 준비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