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새마을회관을 임차해 운영 중인 한 장례식장이 ‘춘천시민장례식장’이라는 상호로 영업하고 있다. 이 문제로 주민과 새마을회, 업소 간의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졌고, 춘천시와의 소송 끝에 결국 시가 해당 업소의 운영을 승인한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법적·행정적 절차는 일단락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시민의 마음속 불편함까지 함께 정리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춘천시민’이라는 명칭은 단순한 상호를 넘어선다. 공공성, 행정에 대한 신뢰, 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마을회관이라는 공공적 성격의 공간이 결합될 경우, 많은 시민은 자연스럽게 “춘천시가 운영하거나 공식적으로 인증한 시설이 아닌가”라고 받아들이기 쉽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시의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시민이 오인할 가능성과 그로 인한 정서적 불편은 여전히 존재한다.
더욱이 해당 시설을 관리·운영하는 강원특별자치도 새마을회가 보조금 관리 문제로 거액을 반환했고, 임대차 의사결정에 관여한 일부 임원이 약식기소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공공시설 운영 전반에 대한 시민 신뢰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보조금을 지원·관리하는 광역자치단체의 관리·감독 체계 역시 시민적 검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장례는 누구에게나 가장 슬프고 판단이 흐려질 수밖에 없는 순간에 맞닥뜨리는 영역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호와 공간이 주는 이미지는 이용자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공공적 명칭 사용에는 일반 업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신중함이 요구된다.
물론 춘천시는 법과 절차에 따라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행정의 역할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 행정의 결정 이후에도 시민 불편과 갈등이 지속된다면, 이에 대한 설명과 조정 또한 행정의 책임이다. 이는 공공자산과 보조금을 관리하는 모든 지방정부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원칙일 것이다.
이 글은 특정 업소를 비난하거나 행정의 결정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다만 공공시설 임대와 공공 명칭 사용이 시민에게 어떤 인식과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행정이 보다 책임 있는 태도로 응답해 달라는 요청이다.
‘시민’이라는 이름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지만, 결코 가볍게 사용될 수 있는 말도 아니다. 공공의 이름이 사용되는 순간, 그 무게에 걸맞은 설명과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뒤따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