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의 무인기가 지난해 9월과 이달 4일 두 차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우리 군은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이는 장기간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정부 구상에 북한이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전날 ‘한국은 무인기에 의한 주권침해 도발을 또다시 감행한 데 대하여 대가를 각오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대변인은 이달 4일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 상공에서 북측 방향으로 이동하는 공중 목표물을 포착한 뒤, 전자전 장비로 공격해 개성시 개풍구역 묵산리 인근에 강제 추락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무인기에 감시 장비가 장착돼 있었고, 북측 지역을 촬영한 약 7분 분량의 영상이 저장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해 9월 27일에도 한국 무인기가 황해북도 평산군 상공까지 침입한 적이 있다며, 당시에도 무인기를 전자공격으로 격추시켰고, 기체에는 약 5시간 47분 분량의 영상이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두 무인기 모두 민간인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 한국 전선지역에서 이륙했으며, 각종 탐지 장비가 집중된 지역을 자유롭게 통과한 점을 들어 "배후는 명확하다"고 한국군 소행으로 지목했다.
이어 "의사소통을 위한 ‘바늘구멍’조차 뚫어야 한다며 대화를 운운하면서도, 도발을 멈추지 않는 한국의 이중 행태는 적대적 인식만 강화시킬 뿐"이라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이번에 격추한 무인기의 잔해와 촬영 장치, 저장 매체 등 20여 장의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이들 부품 대부분은 중국산으로 보이며, 일부에는 삼성 로고가 있는 메모리카드도 포함돼 있었다.
북한은 무인기의 비행 경로도 공개하며, 시간·위도·경도·고도 등의 정보와 함께 개성시 개풍구역, 황해북도 평산, 개성공단 상공 등이 촬영됐다고 주장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사진에 나온 부품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민간용 제품을 조합한 것으로, 우리 군이 사용하는 군용 무인기로는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편, 우리 군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이 주장한 날짜에 무인기를 운용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으며, 이재명 대통령이 해당 사안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공개된 기체는 우리 군이 보유한 기종이 아니다"며 "그날 드론작전사령부, 지상작전사령부, 해병대사령부 모두 비행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남북 합동조사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북한 발표의 진위를 파악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1차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를 소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