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 경유 가격이 폭등하며 강원자치도 내 주유소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는 ‘가격 역전’ 현상이 본격화됐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강원지역 평균 경유 가격은 ℓ당 1,883.90원으로 휘발유 가격인 ℓ당 1,879.37원을 넘어섰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4.53원 더 비싸진 것이다. 역전 현상이 시작된 지난 9일 평균 가격은 경유가 휘발유보다 2.34원 비쌌고 하루 만에 격차가 두 배 가까이 벌어지며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가격이 더 오르고 있는 이유는 겨울철 난방 수요와 유류세 등 영향이다. 국내에서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저렴하지만, 국제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휘발유는 자동차 연료 위주로 쓰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경유는 자동차 외에도 대형선박, 난방·발전, 농어업, 건설용 등 수요처가 더 광범위하다. 여기에 중동산 원유가 미국, 러시아산 원유보다 경유 추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원인이다.
‘가격 역전’ 현상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발생했다. 실제 강원도 내 주유소에서도 2022년 6월부터 약 9개월간 이같은 현상이 이어졌다. 글로벌 정세가 요동칠 때마다 ‘디젤 쇼크’가 반복되는 셈이다.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장 큰 직격탄을 맞은 곳은 생계형 운송업계다. 운송업계에게 ‘비용’인 유가가 상승하면 수익 감소 내지 적자 폭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동해에서 25톤 덤프트럭을 20여년째 운행하는 김모(58)씨는 “이전에는 하루에 40만원대 기름값이 들었는데 지금은 50만원대로 훌쩍 뛰었다”며 “기름값은 오르고 일감도 절반으로 줄어 20년 중에 요즘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