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컴백 공연이 시작됐다. 공연장 안팎에는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팬들이 운집했고, 새벽부터 자리를 지킨 팬덤 ‘아미’를 비롯해 국적과 나이를 가리지 않은 관람객들이 멤버 7인의 등장에 일제히 환호했다.
광화문 일대는 BTS의 상징색인 보랏빛 응원봉으로 물들었다. 광장 전체가 거대한 공연장처럼 변한 가운데, 무대와 거리가 있는 시민들도 건물 곳곳의 대형 전광판이나 스마트폰으로 공연 실황을 지켜보며 함께 열기를 나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광화문과 덕수궁 인근에는 4만∼4만2천명이 모였다. 인구 혼잡도는 ‘붐빔’ 수준으로 집계됐다. 경찰 비공식 추산도 4만2천명이다. 광장 내 공식 좌석은 총 2만2천석 규모로, A구역(스탠딩)·B구역(지정석)·C구역(추가 좌석)으로 운영됐으며, 좌석을 확보하지 못한 관람객들은 광장 주변에서 공연을 지켜봤다.
공연장 안팎에서는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객들도 눈에 띄었다. 스마트폰으로 현장을 기록하는 팬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고, 공연장 바깥 일부 팬들은 감격한 듯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당초 경찰은 무대를 중심으로 숭례문까지 최대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 현장 인파는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공연을 보기 위해 바닥에 앉거나 서 있는 관람객이 많아지면서 곳곳에서 통행 불편이 빚어졌다. 공연 시작이 임박하며 인파 밀집도가 높아지자 경찰은 “무브! 무브!”를 외치며 이동을 유도했다.
경찰은 현장 밀집도에 따라 공연장 일대를 코어(core)·핫(hot)·웜(warm)·콜드(cold)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무대 관람이 가능한 ‘핫존’에 10만명이 차면 추가 인파 유입을 통제할 방침이다. 경찰과 소방, 공무원 등 1만5천여명은 외국인 관람객 집중과 중동 정세에 따른 테러 가능성 우려까지 겹치자 경계 태세를 한층 강화했다.
광화문광장은 31개 게이트를 통해서만 출입할 수 있도록 통제됐다. 금속탐지기를 설치해 위험물 반입을 막고 있으며, 게이트 내부에는 경찰특공대도 배치됐다. 인파가 몰린 일부 게이트는 추가 진입이 차단됐고, 현장 경찰관들은 시민들에게 다른 게이트로 이동해달라고 안내했다. 북창동 인근 게이트에는 공연 시작 직전까지 약 75m 줄이 이어졌지만, 경찰은 더 이상의 입장을 막았다.
티켓 예매에 실패한 시민들은 각자 방식으로 광장 주변 명당 확보에 나섰다. 신문지나 낚시 의자를 챙겨온 이들도 있었고, 벤치를 차지하려는 경쟁도 벌어졌다.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자리를 빼앗겼다며 아쉬움을 드러내는 시민도 있었다. 교보생명 건물 앞 인도에 앉아 다리를 뻗은 일부 관람객에게는 경찰이 보행자 안전을 이유로 자제를 요청했다. KT빌딩 앞에는 앉을 자리조차 부족해 팬들이 장시간 서서 공연을 기다렸다.
종각역 일대 역시 혼잡했다. 금속탐지기 앞마다 긴 줄이 늘어섰고, 가방이 없는 보행자는 별도로 분류해 통과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보행자의 가방 내부를 확인했으며, 현장에 투입된 인력은 대체로 여경이었다. 이는 관람객 다수가 여성인 점을 고려한 조치로 전해졌다. 게이트 곳곳에는 금속탐지기에 적발된 가위와 라이터 등이 쌓였다.
검문 과정에서는 여러 해프닝도 이어졌다. 식칼을 소지한 요리사, 배낭에 과일과 과도를 넣고 이동하던 고령자 등이 금속탐지기에 걸렸고, 이 가운데 한 시민은 ‘과잉검문’이라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스탠딩존에서는 ‘BTS 호외’ 등 신문지 반입이 금지되자 반발도 나왔다. 당국은 인화성 물질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공연장 주변 빌딩 31곳도 출입이 통제됐다. 우회 입장이나 옥상 관람을 막고, 추락 등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임시 휴관했고, 세종문화회관은 이날 공연을 취소했다. 교통 통제로 불편을 겪는 광화문 인근 결혼식 하객들을 태운 경찰 버스도 운행됐다. 이른바 ‘하객 수송 작전’은 이날 오후 4시까지 이어졌다.
공연장 일대에는 테러 방지를 위한 강도 높은 차단망도 구축됐다. 경찰은 바리케이드와 경찰버스 차벽을 동원해 주요 도로 5곳과 이면도로 15곳에 3중 차단선을 설치하고, 차량 돌진 등 테러 가능성에 대비했다. BTS 멤버들이 오르는 무대를 중심으로 적선교차로에서 동십자각교차로 구간은 사실상 ‘진공상태’로 관리되며, 이중·삼중 펜스를 쳐 일반인 출입을 막고 있다.
교통 통제도 대폭 강화됐다. 세종대로는 전날 밤부터 전면 통제됐고, 사직로·율곡로·새문안로와 광화문 지하차도는 이날 오후 11시까지 차량 통행이 제한된다. 지하철은 5호선 광화문역, 1·2호선 시청역, 3호선 경복궁역에서 오후 10시부터 열차 운행을 재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