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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금감원 로비의혹 수사 본격화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의 핵심인물인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이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해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함에 따라 검찰수사의 칼날이 금감원 로비의혹의 본체를 겨냥하고 있다.

 이씨는 최근 『유일반도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에 대한 금감원 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으로부터 로비자금을 받아 유조웅 동방금고 사장에게 건넸으며, 유 사장이 장래찬 전 국장을 통해 금감원 간부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10억원 부분을 전면 부인하던 이씨의 진술에 변화가 있다』고 말해 금감원 로비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됐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로비자금 액수와 관련, 정-이씨의 진술이 서로 엇갈려 구체적인 로비액수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수사의 1차 목표는 신용금고 검사를 담당하는 비은행검사국과 BW 발행업무를 관장하는 조사총괄국, 징계수위를 확정짓는 심의제제위원회 등으로 좁혀지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금주초부터 금감원 국장급 이상 간부와 부원장보급 이상 심의제재위원들을 차례로 소환,조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간 소환,조사했던 금감원 실무자들로 부터 이들 간부들을 추궁할 단서를 상당부분 확보한데 이어 금감원 간부들의 계좌추적에서도 출처불명의 뭉칫돈이 입출금된 흔적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주목하는 로비 가능성은 두갈래다.

 금감원이 유일반도체 BW 저가발행과 관련해 작년 8∼11월 감사를 벌인 뒤 지난 1월 단순 경고조치로 경징계한 부분과 지난해 12월 대신금고 특별검사 결과 이수원 사장이 면직처분에서 정직으로 징계처분이 완화된 부분이다.

 검찰은 이 중 BW 발행과 관련된 금감원 로비의혹에 주목하고있다.

 지금까지 수사에서 밝혀진 것은 유일반도체 장성환 사장이 발행한 액면가 4억원 상당의 BW(시가 14억원)중 3억5,000만원이 정씨에게 전달됐고, 정씨는 이를 현금화한 뒤 10억원을 이경자씨에게 건네줬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에 대한 이씨의 진술이 확보되고 장성환-김용환(컨설팅업자)-김승희(전 KDL감사)-정현준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확인된 점으로 미뤄 10억원이 유조웅-장래찬씨를 통해 금감원 직원들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보고 「검은돈」의 흐름을 집중 파악중이다.

 그러나 실제로 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유씨가 미국으로 달아난데다 장씨마저 자살했기 때문에 검찰이 검은돈의 종착지 확인에 애를 먹고 있다.

 작년 12월 대신금고 특별검사를 둘러싼 로비의혹은 징계수위 완화 결정을 내린 심의제재위원회에 쏠려있다.

 정씨가 『대신금고 이 사장에게 평창정보통신 주식 3만주를 액면가인 8,000원대에 넘겨 금감원에 뿌려진 걸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심의제재위 국장급 3명을 조사한 검찰이 부원장보급 이상 고위간부들을 선별 소환키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은 이들을 추궁할 단서를 적지않게 확보했음을 반증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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