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밀레니엄 시대의 문을 연 2000년 한해도 수많은 사건과 사연속에 시대상을 대변하는 숱한 유행어를 남겼다.
특히 지난 1년동안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두차례의 이산가족 상봉,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등 세기적 사건이 겹치면서 후세에까지 길이 기억될 명언들이 쏟아졌다.
정치권에서는 4.13 총선과 그에 앞선 공천파동, '정현준 게이트' 국정조사 등의 과정에서 말의 '홍수'를 이뤘으며 이밖에 경제 구조조정, 대우.현대사태, 의료계 휴·폐업사태 등을 겪는 동안 이런저런 말이 인구에 회자됐다.
지난 한해 세인의 관심을 모았던 말들을 정리해본다.
▲"학벌이나 학력에 안주해선 성공할 수 없는 세상이다. 여러분은 서울대 교문을 나서면서 서울대 출신임을 잊을 각오를 해야 한다"(2월26일, 김대중 대통령 서울대 졸업식 치사)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3월9일, 김 대통령 베를린자유대학 연설)
▲"민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과 현실을 직시하는 차분한 머리를 갖고 (평양)방문길에 오르고자 한다"(6월13일, 김 대통령 서울출발 평양행 대국민 인사말)
▲"여러분이 보고싶어 이곳에 왔다"(6월13일, 김 대통령 평양 도착성명)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제 가능성을 보고 왔다는 것 뿐이다"(6월15일, 김 대통령 방북성과 대국민 보고)
▲"다시 없는 영광으로 생각한다. 오직 감사할 뿐이다. 오늘의 영광은 지난 40년동안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남북간의 평화와 화해협력을 일관되게 지지해 준 국민들의 성원 덕분이다"(10월13일, 김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소감)
▲"힘든, 두려운, 무서운 길을 오셨습니다. 하지만 공산주의자도 도덕이 있고 우리는 같은 조선민족입니다"(6월1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 대통령과의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구라파 사람들은 나보고 왜 은둔생활을 하느냐고 그러는데, 김 대통령이 오셔서 해방됐다고 그래요"(6월14일, 김정일 위원장,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언론사 사장들이 톱뉴스만 빼 갈려고 그러는구만"(8월12일, 김 국방위원장, 방북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중 언제 서울을 방문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어제 우리가 나눈 3시간의 대화가 50년간의 침묵을 깨기에 충분하다고 믿는 신의를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10월24일, 김 국방위원장,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기에 앞서)
▲"386세대들이 회담대표에 끼워넣지 않는다고 불만이 많다"(7월29일, 전금진장관급회담 북측 단장, 신라호텔 도착 직후 박재규 남측 대표와 가진 환담에서)
▲"검찰총장 따위에 대해 탄핵안도 표결하지 못하는게 어디 민주국가냐"(11월25일, 김영삼 전대통령, 일본에서는 총리 불신임안도 표결하려 했다며)
▲"국회에서 욕설하는 사람의 명단도 공개할 것이다"(11월13일, 이만섭 국회의장, 자질없는 의원 명단을 발표해 '이런 사람은 뽑지말라'고 호소할 계획이라며)
▲"여당은 (나에게) 불만이 있을 수 있으나 근시안적으로 보지말고 크게 보는게 여당을 위하고 국회와 나라를 위하는 길이다.(7월25일, 이만섭 의장, 국회법 개정파문과 관련해)
▲"취재대상도 아닌 사람을 따라다니면서 '명예'자 붙은 사람 사진찍으면 뭘해"(5월21일,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 새총리 인선에 대한 기자질문에 답변을 피하며)
▲"백날을 물어봐, 내가 대답하나"(5월2일, 김종필 명예총재, 일주일만에 당사에 출근하면서 김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인사청문회가 무슨 감회를 묻는 자리냐"(6월27일, 이한동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이 98년 한나라당 의원들의 야당수호대회에서 이 총리서리가 쓴 자필서명을 보여주며 감회를 묻자)
▲"나는 경기도의 아들이자 충청도의 데릴사위다"(1월22일, 이 총리, 자민련 총재권한대행 당시 충남 공주지구당위원장 후원회 행사에서 자민련 입당배경을 설명하면서)
▲"고통받는 국민과 기싸움을 하고 있다"(9월15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김대통령이 정국을 오기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 때문에 많이 참았다"(6월8일, 이회창 총재, 총재단회의에서 더 이상 정치적 현안들이 축소되거나 왜소화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한나라당은 나를 상대하라"(10월1일, 민주당 서영훈대표, KBS 일요진단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나라당이 여당 총재인 대통령과만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나도 능력있는 사람"(7월1일, 서영훈 대표, 8.30 전당대회 이후의 거취를 묻자 당원들이 대표를 계속하라하면 하고, 젊은 사람들이 하겠다면 그만둘 것이라며)
▲"JP를 잡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7월25일, 자민련 김종호 총재권한대행, 자민련 의원총회에서)
▲"집안기둥 썩는 줄 모르고 밖으로만 돌아다녀서야 되느냐는 게 민심이다"(11월28일, 자민련 변웅전 대변인,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식 참석에 대한 시중의 비판여론이 많다며)
▲"금융사고를 감시할 능력이 없는 '금융깜깜원'은 해체돼야 한다"(11월27일, 자민련 안대륜의원, 국회 정무위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것은 금융감독원이 금융사고를 방지할 능력이 없거나 금융기관과 유착됐기 때문이라며)
▲"2차 아니라 100차라도 검찰 재수사로는 안된다는 게 국민생각 아니냐"(9월23일, 한나라당 김기배 사무총장, 당 3역회의에서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에 대한 특검제 도입을 촉구하며)
▲"의사들은 허준의 정신으로 돌아가라"(8월14일, 민주당 배기선의원, 의원총회에서 의료계 재폐업 철회를 촉구하며)
▲"국민건강 차원에서 인술(仁術)을 위한 인술(忍術)의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6월19일, 자민련 김학원 전대변인, 의약분업을 앞두고 집단폐업을 선언한 의료계의 자제를 요청하며)
▲"호재는 특급, 악재는 완행"(4월9일, 한나라당 장광근 선대위 대변인, 옷로비사건 첫 공판이 4.13 총선 직후로 잡힌 반면 병역비리사건 수사는 총선 앞으로 앞당겨졌다고 비난하며)
▲"아무도 때린 사람이 없는데 혼자 길바닥에 누워 상처도 안보여주면서 뒹구는 한나라당은 한마디로 자해공갈단이다"(4월9일, 민주당 김한길 선대위 공동대변인, 한나라당이 근거없이 여당의 금권.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신당이 실패하면 영도다리에 빠져죽어야 되는 것 아닌가"(3월5일, 민국당 김광일 최고위원, 부산 시민회관에서 열린 사상.연제.서.수영지구당 합동 창당대회에서)
▲"은혜를 원수로 갚은 이회창씨가 대통령이 되리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이제 거의 없으며 대구 경북이 이씨를 밀어줘야 할 이유가 없다"(3월5일, 민국당 김윤환 최고위원, 대구 기자회견에서 참으로 모진 일을 당하고 고향에 돌아와 무슨 말씀부터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며)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 당분간 무원칙한 광란의 파티장에서 벗어나고자 한다"(2월22일, 홍준표 전한나라당의원, 한나라당 2.18 공천결과를 비난하며 탈당을 선언한 성명에서)
▲"나는 물구나무를 서서라도 국회에 들어갈 것이다"(2월11일, 민주당 김상현고문,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강력한 출마의지를 밝히면서)
▲"단란주점 술값도 연구개발비냐"(9월19일, 한나라당 김진재의원, 감사원 감사결과 한국통신 연구개발본부가 1년치 술값 3억5천만원을 연구비 항목으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청와대 청소부가 낙엽대신 돈을 쓸어담는 세태"(11월13일, 한나라당 장광근수석부대변인, 청와대 8급 기능직 직원이 '정현준 게이트'에 연루된 것을 비난하며)
▲"남쪽 배우가 북에서 겨울 신(scene, 장면)을 찍고 남에서는 여름 신 찍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8월16일,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 일원으로 서울을 찾은 북한 영화배우 박 섭씨가 롯데월드 민속관을 참관하면서)
▲"별(형제)들 다섯이 모여도 햇볕(어머니)만 못하다. 체제가 달라도 체온은 같다"(8월16일,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원 시인 오영재씨, 동생들과의 개별상봉에서)
▲"IMF 3년차 증후군을 경계해야 한다"(진념 재경장관, 최근 우리나라의 IMF 구제금융신청 3주년을 맞아 관훈토론회 등 각종 강연에서 중남미 환란반복의 원인으로 자만, 미흡한 경제개혁, 정치논리가 지배하는 경제, 부정부패, 금융시스템의 미흡한 수술 등 5가지를 들며)
▲"경제는 살아있는 생물체다"(10월5일, 진 재경장관, 예금부분보장 한도를 1인당 2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올리기에 앞서 경제여건에 맞는 예금부분보장제도의 탄력적 운영 가능성을 거론하며)
▲"구조조정은 구색 갖추기나 시늉만으로 달성되는 게 아니며, 연습도 용납되지 않는 진검 승부"(8월7일, 이헌재 전재경장관, '8.7 개각'에서 물러나면서 퇴임사를 통해)
▲"행동이 아닌 대화로 해결하자"(8월9일, 최선정 보건복지장관, 서울구치소를 찾아가 구속중인 김재정 의협회장, 최덕종 의쟁투위원장대리 등을 만난 자리에서)
▲"현대는 이제 과거의 대그룹이 아니다"(11월21일, 현대아산 정몽헌회장, 현대건설 자구계획을 발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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