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수도 프라하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250명 정도라고 한다. 우리 대사관 측이 파악하고 있는 숫자이지만 실은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현지 한국인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주변 국가에 비해 물가가 싸고 치안 문제에 별 걱정이 없어 이곳을 선호하는 유학생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1억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프라하에서 한국 교민들은 새로운 삶에 열중하고 있다. ▼교민들의 대부분은 한국 기업의 주재원 가족들이다. 유학생들은 주로 한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관광 가이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보충하고 있다. 프라하에 한국인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한국 관광객도 급격히 늘어나자 한국 식당들도 점차 많아지는 추세이다. 현재 4, 5개 업소가 있으나 개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한다. 한국 음식에 매료된 체코인들이 한국식당을 찾는 횟수도 많아져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최근에 열린 제115회 IOC총회는 프라하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기간이었다. 비록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에서 탈락하기는 했지만 한국인이라는 것이 이토록 자랑스러울 수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시내 곳곳에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 삼성이 내건 배너깃발이 펄럭이고 큰 건물에도 홍보 현수막이 가득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열린 '런 투게더 프라하' 행사로 코리아 열풍은 최고조에 달했다. 인근 국가에 살고 있는 교민들도 대거 참가해 애국의지를 다졌다. ▼프라하의 한국인들은 지난해 월드컵에 이어 이번에 다시 한번 코리아를 과시하게 됐다며 환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자신들도 잘 몰랐던 강원도 평창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됐노라고 털어 놓기도 했다. 유학생 남유정(여·27)씨는 “강원도 작은 산골 마을이 국제적으로 유명해졌다”면서 “비록 이번에는 탈락했지만 다음 기회인 2014년 개최도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金聖起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