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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소설]세기의 사냥꾼(5705)

  독사들 ⑥

 시라드 부부는 케냐 행정청의 도움으로 겨우 그들을 도와줄 조수를 구했다. 콩고의 이트리삼림에 사는 피크미 영감이었다.

 “맘바라고…. 그런건 문제없어.”

 피크미 영감은 키가 열살 정도의 소년밖에 되지 않았고 머리가 반백이었으나 쾌활했다. 그는 자기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치면서 큰소리를 쳤다. 그는 자기는 맘바를 싫어하기 때문에 수백마리의 맘바를 잡았다고 자랑했다.

 사실이었다. 행정청의 관리는 이트리삼림 주변에 사는 원주민들이 사냥에 나갈 때는 으레히 그 영감을 앞세운다고 말했다. 특히 맘바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이트리삼림 남쪽 삼림에는 그 영감의 안내를 받지 않으면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했다. 그 삼림은 대형 영양종류들이 많은 사냥터였으나 원주민들은 그곳을 저주 받은 땅이라고 부르면서 들어가지 않았다.

 시라드 부부가 피크미 영감을 데리고 그 삼림 인근에 있는 원주민 마을에 도착했을 때도 초상이 치러지고 있었다. 최근에 비가 내렸기 때문에 버섯을 따러 삼림에 들어갔던 마을 여인 두사람이 맘바에게 물려 죽었다는 말이었다.

 버섯을 따러 간 여섯명의 여인들은 맨 앞에서 가던 여인 한사람이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지는 것을 보고 이내 무슨일이 일어난지를 알고 도망갔다. 여인들은 그 인근에 연못이 하나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그곳으로 있는 힘을 다해 도망갔다. 맘바의 습격을 피할 방법은 물속에 뛰어들어가는 길뿐이었다. 맘바는 나무에도 잘 올라갔고 웬만한 바위를 뛰어넘기도 했다. 그 놈은 일단 죽이려고 마음먹은 적을 추격할 때는 모닥불을 뚫고 나가기도 했다. 워낙 빠르기 때문에 화상을 입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여인들은 연못에 뛰어들어갔는데 맘바는 거기까지 추격을 하며 기어이 맨 뒤에 처진 소녀를 물어죽였따.

 초상에 참석한 마을사람들은 별로 슬퍼하지도 않았다. 맘바에 물려 죽는 일은 흔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죽은 사람들은 그 삼림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금단을 어김으로써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사람들이었다.

 맘바에 물려죽는 사람들은 고통을 받지 않았다. 사고는 일순간에 일어났고 희생자는 몇시간후에 조용하게 죽었다. 맘바는 강력한 신경독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희생자는 물린 직후 의식을 잃어 그대로 깨어나지 못했다. 맘바에게 물려죽은 사람의 시신은 마치 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깨끗했다. 그 옛날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그래서 맘바를 자살도구로 사용하여 조용하게 죽었고 그 시신도 생전처럼 아름다웠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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