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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IMF때 보다 더 힘들다](완·完)영세사업자

 -3명중 1명 최저생계비도 못번다

 춘천 조양동에서 24년간 침구류를 판매 해왔던 황모(47·여)씨는 요즈음 집에 머물러 있으며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불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10일전에 정들었던 가게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황씨는 한창 호황을 누릴때는 월 평균 500만원대의 수익을 올리며 대학생 자녀 2명의 학비를 보태는 등 가계운영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당시는 보증금 5,000만원에 120만원의 월세도 한번도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입금 시켰다.

 그러나 IMF체제를 맞으면서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자 주인이 가게 보증금을 2,000만원으로 낮춰 준데다 단골손님이 찾아 줌으로써 수익을 그런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부터 불황을 타기 시작하며 월세를 다시 100만으로 낮췄지만 수익은 고사하고 월세조차 맞출수가 없었다.

 지난해 부터는 손님들이 아예 지갑을 열지 않아 더 이상 버틸수가 없어 문을 닫았다는 것이 황씨의 설명이다.

 도내 영세사업자 대부분이 이러한 실정에 놓여 있다. 특히 한때 중심상권을 자랑했던 도심지역의 상가는 폐업이 하루게 다르게 늘고있다.

 신흥 주거지역으로 상권이 몰리면서 수익은 고사하고 아예 손님 구경 조차 힘든 상황이다.

 소매업, 비디오점, 사진관, 비디오방, 당구장, 노래방 등 기타 서비스업과 세탁소, 이·미용실 등 개인서비스업 등 모든 부문에서 최저 생계비도 못건지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

 강릉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모(33·여)씨는 “예전에는 새상품이 들어올 경우 단골손님들이 꾸준히 구입을 했으나 요즈음은 새 상품이 들어와도 오히려 미안해서 연락을 못할 지경”이라고 하소연 했다.

 실제로 지난달 기업은행이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3명중 1명 이상은 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중 2명 이상이 연매출에 대한 부채액 비율이 174%나 되는 등 일부는 빚을 갚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월 소득이 적자라는 응답은 7.6%, 0∼100만원 미만은 25.8%로 결국 도시근로자 4인가구의 최저 생계비(월 113만원대)에도 못 미치는 자영업자비율이 30%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매출에 대한 부채액 비율은 평균 66.6%나 됐고 월매출이 200만원 이하 자영업자(108명, 21.3%)는 이 비율이 174.0%, 월소득이 적자인 경우는 무려 241.0%에 달해 금융비용도 감내하기 힘든 수준으로 추정됐다.

 최근 경영상태에 대해 78.3%는 '어렵다'고 답했고 이 가운데 48.5%는 '대책이 없다'고 답을 했다.

 원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양모(55)씨는 “최근의 매출 부진은 동종업체간 경쟁과 대형매장이나 체인점등이 늘어난 요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경기침체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영세 사업자에 대한 국민연금 등 준조세 납부금 경감을 비롯한 저리 대출지원, 세금감면, 자녀양육비 지원 등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택수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강원도지부장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도내 영세사업장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실효성이 떨어지는 일방적인 정부 지원방침보다는 영세사업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세부담완화등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黃炯周기자·victory·許南允기자·paulhu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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