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농산물유통과정은 과거의 농산물도매시장법과 농산물가격안정기금법을 통합하여 1976년에 제정된 농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법률(이하 농안법)로 현재 농산물유통에 관한 핵심적인 법률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농안법은 일본이나 미국처럼 분야별 전문법이나 기능과 성격에 따라 여러 법으로 세분화되어 있지 않고 1개 법령안에 여러 가지 목적을 동시에 수행하는 종합법적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농산물시장의 지속적인 개방으로 국내농산물과 수입농산물간의 경쟁을 야기함으로써 농산물 생산자로 하여금 상품화, 브랜드화, 규모화를 촉진시키고 소비자에게는 소비자를 위한 대형화, 체인화의 진전으로 시장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과 정보통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전자상거래로 새로운 유통경로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 유통환경의 변화과정이다.
WTO DDA 농업협상, FTA협정 추진의 가속화로 농산물도매시장도 지나친 공익성의 강조보다는 시장경제논리에 바탕을 두어 거래의 공정성이 정착되도록 정부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농산물 도매시장의 경쟁력을 위해 운영주체인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의 규모화 및 경영개선을 통한 효율화를 유도해야 한다. 현재 전체 중도매인의 49.6%가 영세 상인이며 최저거래금액 기준에 미달하는 다수의 중도매인을 현실적으로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제도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규모화를 유도하기 위해 지정 또는 허가 유효기간을 폐지하고 인수·합병허용과 지원근거를 법제화해야 한다.
또한 도매시장의 운영의 효율을 높이고 도매시장법인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화 촉진이 필요하며 시장에 농산물이 입하되어 판매대금이 정산 송금되기까지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인력이 소요되고 사무착오와 판매원표 정정 등 출하자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하여 상품의 입하·경매·정산·송금 등 일련의 업무를 EDI하여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한편 유통정보와 연결시켜 신속·정확한 물량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입하된 농산물에 대하여 상장수수료 제도도 현재 정률제로 시장에 따라 거대금액의 일정비율의 상장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도매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거래횟수의 일정액을 징수하는 정액제와 거래금액에 따라 일정비율의 금액을 징수하는 정률제를 병행한 상장수수료 제도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농산물의 집하·분산능력 강화를 위한 도매시장간 상호 고객유치를 위하여 경쟁을 하는 동시에 상호의존적인 관계 개선과 대도시의 도매시장 법인간 업무협약을 통한 네트워크 형성 도매시장법인간 전매가 효율적인 운영을 유도하는 방법도 농산물도매시장이 변화되어야 할 과정이다.
지금까지 공영도매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유사도매시장의 기능이다.
공영도매시장내의 중도매인은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유사도매시장 상인은 제도권 밖에서 운영됨으로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유사도매시장에 대해서도 공영도매시장에 준하는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여 엄격한 실사로 조세징수 교통단속·쓰레기규제 등을 비롯한 세금계산서 발급도 강화해야 한다.
끝으로 친환경 농산물의 거래 활성화를 위하여 구매자에게 해당농산물이 '친환경 농산물'이란 확실한 신뢰를 주기 위해 법인자체 품질관리 시스템을 운영하여 제도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또 농산물 표준규격화가 진전되고 전자통신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전자상거래도 도입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해나아가야 한다.
이밖에도 도매시장이 변화되어야 할 부분은 시장도매인제 도입검토 정가·수의매매 품목지정, 선취, 예약매매제도도입 도매시장 법인의 재무상태유지 등이다. 향후 농산물도매시장과 대형유통업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며, 경쟁력 유지를 위해 도매시장은 장차 미래지향적 정보화된 시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앞으로의 유통시장은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중심으로 그 주도권이 이전되어 가고 농산물역시 산지에서 이미 소비자의 필요와 욕구에 맞는 상품개발과, 상품성제고, 품질과 안전성의 확보가 대세되어 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농산물유통을 거시적 국민경제적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미시적 마케팅적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필요와 욕구를 더 충족시킬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다루어나아가야 할 것이다.
윤철준<(주)강릉농산물도매시장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