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제로 키워나갈 겁니다”
천년 축제 강릉단오제가 지난 17일 영신제를 시작으로 개막돼 오는 24일까지 8일간 일정에 돌입했다. 강릉단오제는 2005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세계인이 함께 즐기고 보호해야 할 축제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강릉단오제를 주최하는 최종설(70)(사)강릉단오제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올해 강릉 단오제의 특징과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 본다.
-강릉 단오제는 어떤 축제인지 설명해 주시죠.
“단오제는 원래 우리나라 4대 명절 중 하나입니다. 연중 양기(陽氣)가 가장 강한 날을 택해 풍농풍어를 기원하던 세시풍속이죠. 단오신에게 파종기에 농사가 잘 되도록 적당한 비를 뿌려달라는 뜻에서 제례를 올렸죠. 요즘은 수리시설이 잘돼 있어 단오 때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예전에는 단오 기간 중이나 단오가 끝난 뒤 비가 내리면 신이 기도에 화답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선정 이후 두번째를 맞는 올해 강릉 단오제의 특징은.
“우선 단오제 개최 기간이 5일에서 8일로 늘었습니다. 관광객이 많은 토, 일요일을 앞두고 폐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 단오제 개최 일수를 8일로 정했습니다. 또 2014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단오신이 머무는 평창과 강릉 땅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될 수 있도록 가장 가까이 있는 신께 기원하는 의미에서 기원굿을 펼칩니다.
아울러 유네스코의 권고에 따라 미래 강릉 단오를 이끌어 나갈 청소년들의 참여를 확대하기위해 풍물놀이와 전국 청소년 비보이 대회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선보입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제례악, 판소리 초청 공연과 해외 공연단 초청 공연도 즐길 수 있습니다. 시설면에서는 외국인, 장애인, 어린이, 노약자 등을 위한 편의시설이나 안내시설이 확충됐고 잔디블럭과 분수대가 설치돼 보다 쾌적한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단오제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강릉농공고와 강릉제일고의 축구 정기전이 무산돼 아쉬운데요.
“지난 2∼3년간 누적된 강릉농공고 내부 문제가 원인인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1년간 학교 내부 문제를 완전 치유해 내년 단오 때에는 멋진 정기전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단오제위원회에서도 양교 축구 정기전을 단오제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고 예산도 조금 지원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남북 관계를 지켜보면서 일제 때 이뤄졌던 함흥 축구단과 강릉 축구단 정기전 부활 문제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했는데 세계인이 함께 할 방안은.
“유네스코 무형 문화 유산 등재 원년인 지난해 처음으로 주한 외교 사절을 초청했습니다. 참여율이 다소 저조했지만 올해도 초청했습니다. 또 현재 단오장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 통역만 배치돼 있는데 앞으로 독일어, 불어, 아랍어 해설사도 양성하고 유네스코 등재 문화유산을 보유한 세계 각국과의 교류도 활성화 할 것입니다. 강릉 단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각 대사관 홍보실과 문화원 책임자들을 초청하는 프로그램도 구상 중입니다.”
-위원회가 사단법인이 됐지만 여전히 강릉시의 재정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데 재정 독립 방안은.
“고민입니다. 전체 운영비의 60%가량이 강릉시 예산입니다. 나머지는 단오 상가 분양 대금으로 충당하고 두산주류BG, 강원랜드, 농협 등의 지원도 받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지만 정부의 지원은 미미합니다. 앞으로 중앙 정부와 도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개인이나 기업이 문화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메세나 운동도 전개할 계획입니다.”
-단오 지정문화재 전승·이수자 모임인 단오제 보존회와 단오제 위원회의 관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단오제보존회는 관노가면극, 제례, 무속 등 단오제 지정문화재 행사에 참여하고 전수 활동을 하는 단체입니다. 강릉단오제위원회는 이들 지정문화재 행사를 포함한 60여개의 강릉 단오제 행사를 총괄하는 기구입니다. 강릉문화원에서 관장해 온 강릉 단오제를 단오제위원회라는 독립 기구에서 집행하면서 역할에 다소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축제의 주 목적 중 하나가 지역 경기 부양인데 강릉단오제는 대형 난장 때문에 지역 상인들의 불만도 많은데요.
“외지 상인들이 많이 몰리는게 사실입니다. 이불, 신발 등 잡화류를 판매하는 지역 상인들은 단오제 기간 중 다소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식점, 식당, 시장 등 대다수 지역 상권이 단오 특수를 누린다고 봅니다. 앞으로 단오 상가 분양시 지역 상인들이 분양을 받겠다면 수의 계약을 통해 우선 분양할 방침입니다.”
-강릉 단오제는 단오제 기간이 아니면 구경할 수 없습니다. 강릉을 찾는 관광객이 연중 강릉 단오를 즐길 수 있는 방안은 없나요.
“얼마 전 문화관광부 산하 문화관광연구원에서 동해안 문화관광개발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단오제 위원회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단오 민속촌' 건립을 제안했는데 그 아이디어가 반영돼 지난2월 '강릉 단오 창조 도시' 건립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습니다. 현재 복원 중인 강릉 관아와 남대천 단오장터를 연결하는 도로를 개설해 단오 거리를 조성하고 대관령 산신각, 성황당 등 단오 관련 유적지를 관광 자원화 하는 사업입니다. 오는 12월 용역 결과가 나와 봐야겠지만 이 사업이 성사되면 강릉에서 연중 단오를 즐길 수 있습니다.”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올해 강릉단오제의 가장 큰 의미 중 하나는 단오신께 2014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한다는 점입니다. 200만 도민 여러분 모두가 강릉 단오장을 방문, 한 마음 한 뜻으로 동계 올림픽 유치를 염원해 7월 5일 과테말라에서 낭보가 날아 오도록 합시다. 동시에 강릉단오제가 어떻게 해서 유네스코의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는지, 강릉 단오의 진면목이 무엇인지 온 몸으로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강릉=고달순기자
■ 최종설위원장은
강릉 출신으로 관동대경영행정대학원을 수료했다. 농업인으로 명주군 농촌지도자 연합회장과 도농촌지도자연합회장, 강릉시의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강릉 학산오독떼기 보존회장을 맡고 있으며 임기 4년의 단오제 위원장직은 강릉단오제 위원회가 사단법인화 한 지난해 3월부터 맡고 있다.
지금도 3,000여평의 농경지를 경작하고 있으며, 10년 넘게 탄 엘란트라 승용차를 얼마 전 폐차하고 중고 소형 승용차를 구입해 손수 운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