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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환율 폭등 금융시장 '공황'

1,328.1원···3거래인간 141.1원 올라 6년 6개월 만에 최고치

유학생 둔 가정 중소기업 직격탄 은행권 중기 혜택 늘려

환율이 1,300원대를 훌쩍 넘기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패닉(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9.1원 오른 1,328.1원으로 마감됐다.

3거래일간 141.1원 폭등, 2002년 4월12일의 1,332원 이후 6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에 따라 유학생을 둔 가정과 중소기업 등은 환율 폭등에 따른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증시는 외환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35포인트 오른 1,366.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44포인트 내린 401.95로 마감했다.

■서민 경제 ‘한파’

해외에서 유학 중인 학생이나 자녀를 유학 보낸 가정은 환율 급등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여름 딸을 미국의 한 대학에 입학시킨 주부 박모(57·춘천시)씨는 요즘 갈수록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박씨는 “한 학기에 학비와 생활비를 합쳐서 2,000만원 정도가 들었는데 요즘 같은 환율이라면 지금보다 최소한 200만원은 더 보내줘야 한다”며 “환율이 계속 오르면 유학을 포기시켜할 지경”이라고 답답해 했다.

천장을 모르고 치솟는 환율은 여행 수요 감소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 대형 여행전문업체의 대리점 사장은 “현재도 해외 여행객들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환율이 이렇게 뛰니 갈수록 더 줄어들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중소기업 경영난 심화 우려

금융시장 불안으로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도내 수출 업체들은 환율이 뛰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혜택을 보고 있지만, 환율 급변동이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향후 환율 상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달러로 거둬들이는 해외 판매 수익을 고려하더라도 수입자재 가격이 폭등하면 생산비용이 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수출 중소기업들을 위한 혜택을 늘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7일 이상 1개월 미만의 외화정기예금 금리를 지난달 중순 2% 미만에서 최근 4.88%까지 , 우리은행도 외화예금 금리를 기존 1.9%에서 이달 초 3.5%로 높였다.

신한은행은 수출입거래 중소기업들에 수수료 혜택 등을 제공하는 ‘수출입 송금 외화통장’을 내놓으며 외화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정부 비상대책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폭등하자 정부는 7일 긴급 회의를 갖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업계에 수입자제를 요청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는 7일 외화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업계의 급하지 않은 수입 자제 요청과 수출 촉진,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투자유치 현황을 점검하고 외국인투자로 국내에 달러화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구정모 한국경제연구학회장(강원대 교수)은 “미국의 신용위기가 전세계 금융권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곧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국내 경제의 불안전성을 키우고 있다”며 “정부와 금융기관은 투자자들에게 신뢰성을 줄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경진기자 ancha@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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