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2009년의 해가 밝았다.
금리도, 부동산도 하락세를 나타내며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지만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자산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의 증시 전망을 바탕으로 부족한 건 더하고 바꿀 건 바꿔본다면 극심한 경기침체를 굳건하게 버텨낼 수 있는 버팀목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변동성 큰 장세… ‘전망’ 말고 ‘관망’을
1년 이상 정기예금 6∼7%대 고금리 상품 추천
불안 장세속 국내 주식형펀드 적립식 투자 긍정
“무엇보다 기본은 절약… 새는 돈부터 막아라”
■증시 전망
금융권에서는 올 해 국내증시에 대해 여전히 변동성이 큰 장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주가 전망 범위도 800∼1,500선까지 다양하다.
그렇다면 시장을 보는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금융전문가들은 ‘전망’하지 말고 ‘관망’할 것을 조언한다.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태이기 때문에 섣불리 예측하거나 부화뇌동하지 말고 소신을 지키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주식을 하는 투자자라면 주가 하락 시 조금씩 나눠 빼고, 올라가면 조금씩 넣을 것을 권하며 일시적인 등락에 연연해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특히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리스트 관리가 중요한 만큼 목표와 기간, 성향을 분석해 적절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권했다.
이명호 대우증권 춘천지점장은 “올해 국내 증시는 상반기까지 변동성 큰 장세를 연출하다 하반기 에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상반기에는 관망세를 유지하며 하반기 상승기를 노려볼 만 하다”고 말했다.
■재무목표에 맞는 금융상품 선택
효과적인 재테크의 첫 단추는 명확한 재무목표를 세우는 것이다.재무목표는 단기·중기·장기 등으로 세우는 것이 좋은데 현재 자신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설정된 목표에 맞는 적절한 금융상품인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2,3년 내 현금화하지 않아도 될 여윳돈을 가진 투자자들에게는 예치기간이 6개월 이상인 정기예금 상품을 추천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의 금리인하 도미노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고금리 상품들이 간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단기금리는 많이 떨어졌지만 6개월∼1년 이상 정기예금의 경우 시중은행은 6%대, 저축은행에는 7%대 상품이 남아있다.
적립식 정기예금이 최근의 이같은 흐름에 따라 인기를 얻고 있다.이 상품은 목돈을 넣어둔 채 일정한 이자를 지급받는 정기예금의 특징과 매달 일정액을 불입하는 정기적금의 특성이 결합, 고금리 혜택을 받으면서 언제든 추가 불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예금상품인 ‘투인원 적립식 정기예금’의 경우 출시 한 달여만에 가입액이 2조원을 돌파했는데, 6개월이상 1년 미만은 5.41%, 1년 이상 2년 미만은 6.73%, 2년 이상 3년 미만과 3년 이상은 각각 6.86%와 6.87%(지난달 12일 기준)의 고금리 혜택으로 주목을 끌었다.
최원두 우리은행 춘천지점장은 “여윳돈이 있다면 예금상품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며“대신 1∼2년 기간으로 자유적립식 예금 상품을 활용하라”고 말했다.
■펀드는 적립식 선택
정기예금 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투자처는 누가 뭐래도 펀드 상품이다.지난해 투자자들에게는‘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오가게하는 등 투자에 대한 회의가 있긴하지만 국내 주식형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한다는 데에 전문가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하반기 경기 상승과 맞물릴 경우 어떤 금융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펀드를 선택할 수는 없다.
금융권에서는 주가가 폭락한 국내우량주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 가입을 추천한다.
인덱스펀드는 코스피200지수와 같은 주가지수(인덱스) 편입 종목에 고루 투자함으로써 수익률이 주가지수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상품.일일이 투자 위험을 따져가며 투자 대상을 고르지 않고도 시장 평균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데다 보수 부담이 적어 요즘과 같은 시기에 적절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거치식펀드 가입을 마음 먹었다면 중도환매수수료가 적거나 없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적절하다.변동성이 큰 장세로 현금확보 여부가 중요한 만큼 중도환매 시 과다한 수수료 부담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다.
김용겸 우리투자증권춘천지점 WM팀장은 “5년, 10년 장기 투자전략을 세웠다면 국내 적립식 펀드를고려해 볼 만하다”며“수익률도 중요하지만 펀드 판매난 운용 등 수수료도 꼼꼼히 검토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 자금은 현금확보 높은 상품 선택
수시로 입출금을 해야하거나 현금화가 빨리 이루어져야 하는 단기 자금들의 경우는 CMA나 MMF(머니마켓펀드)가 적절하다.이들 상품은 국·공채 채권 등에 투자해 안정성이 높은데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지급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하지만 상품에 따라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거나 원금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가입 은행이나 증권사의 안정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대출금리의 하락에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서민들의 신용대출이 최근 2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추세인만큼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갈아타는 것을 검토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재테크의 기본은‘절약’이라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아무리 좋은 상품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새는 돈을 막지 못한다면 재테크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농협강릉시지부 재무설계사 지준옥씨는“수익률이나 금리 0.1%포인트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과소비를 막고 절약하는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더욱 극심한 경기침체가 예상되지만 생활속에서 지혜를 발휘해 적절한 소비를 해나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경진기자 ancha@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