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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힘내라 강원경제]“음파진동기 시장은 블루오션… 2~3년내 코스닥 상장”

원주 (주)티에스메디텍 (하) - 우철희 대표 인터뷰

원주 동화첨단의료기기산업단지내 벤처 공장 1층에 있는 주식회사 티에스메디텍의 직원들은 고객이 사무실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입구에 있는 체험실로 안내한다. 자신들의 제품은 말로 수백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번 체험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이유에서이다.

음파진동의 원리를 이용, 200kg이내의 사람이 올라가도 신체 부위별로 진동이 전달되는 '터보소닉 X-7'과 편안하게 누워 영화 등을 보면서 온 몸에 진동을 느끼는 침대형 진동기 위에서 고객들은 감탄을 연발한다.

“온 몸으로 전달되는 진동의 짜릿함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 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밝히는 우철희(54)대표와 지난 14일 원주 사무실에서 만났다. 오전 10시 시작된 인터뷰는 6시간동안 진행됐다.

18년 은행원 생활 과감하게 접고 사업에 도전

해외선 품질·효과 뛰어나 비싸다는 인식 안해

올해 30억원 매출 계획… 초일류 기업 키울 것

△ '음파진동기 터보소닉'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합니다.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데요

“아마 대중적으로는 그럴 겁니다. 하지만 병원이나 스포츠센터 등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어요. 조금 설명을 드리면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소리들이 모두 진동으로 전달되는 것인데 이것을 운동에너지화 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TV나 영화, 음악들을 들으면 소리가 나오잖아요. 그 소리들이 진동으로 고스란히 몸에 전달된다고 보면 됩니다. 그것도 강약이 조절되고 또 각 신체 부위별로 나뉘어서요.”

△ 지난해 매출의 90% 이상이 수출로 이루어진 것을 보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알려진 것으로 보이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2004년 음파진동을 핵심원리로 하는 터보소닉X-7을 만들었을 때 국내에는 진입할 수가 없었어요. 일명 '덜덜이'라고 하는 모터방식의 진동기에 대한 평가가 아주 나빠지면서 저희 제품도 같은 취급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수출부터 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해외 의료기기전시회를 통했는데 그 쪽에서는 반응이 예상외로 뜨거웠어요. 외국인들도 이런 제품을 본 적이 없었거든요. 해외시장을 먼저 두드린 것은 어쩔 수 없는 국내시장의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 상황이 그렇지 않았어도 제품의 가격이 워낙 비싸 국내시장에서 자리잡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터보소닉X-7 가격은 1대에 국내에서는 1,300만원입니다. 사실 가정에서 구입하기는 쉽지 않죠. 저희도 그게 고민이었는데…. 그래서 병원이나 한의원, 스포츠센터, 각 지역 보건소 등 주로 기관·단체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수출할 때는 대당 1만6,000달러를 받거든요. 그런데 해외에서는 비싸다는 인식을 안해요. 왜냐하면 품질이나 효과가 다른 제품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올해부터 내수시장을 확대하려 하는데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여러가지로 고민 중입니다.”

티에스메디텍은 그래서 얼마 전 'X-5'라는 신제품을 만들었다. X-7에 비해 크기를 줄였고 기능도 간소화해 개인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들었다. 가격은 600만원대. 5월부터 일부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우대표는 그래도 비싸지 않느냐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일단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고 다른 제품 개발을 검토하기로 했다.

△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전혀 다른 분야인 의료기기사업에 뛰어든 것도 다소 의외인데요

“은행에 있을 때 국제업무를 주로 담당했고 그후 서울과 경기도에서 지점장을 하면서 많은 사장을 만났습니다. 사실 어렸을 때 제 꿈이 해외무역을 하는 사업가이었는데 업체 대표들과 자주 접하면서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전주고 동기가 새로운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공동 사업을 제안해왔어요. 18년 은행원 생활이었지만 과감하게 접고 나왔지요.”

△ 혹시 후회해 본 적은 없습니까?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을텐데요

“제가 2006년도에 그만뒀는데 벌써 후회하면 어떻게 합니까?(웃음). 아직까지 자신이 있어요. 워낙 제품이 좋고 기술력이 뛰어난 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회사의 발전 가능성은 훨씬 크다고 봅니다. 다만, 관리나 기술쪽은 별다른 문제는 없는데, 마케팅이 취약하다는 생각은 솔직히 듭니다. 그게 결국 사업은 인간관계를 어떻게 만드느냐 하는 것인데 은행에서야 필요한 경우 이외에는 일부러 사람을 만나지는 않거든요. 어떤 사람이라도 두루두루 사귀려고 노력중입니다.”

△ 앞으로 사업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현재 회사에서는 기존 제품 이외에 트레이닝 장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음파진동과 연계해 개발할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기 때문이죠. 일단 엔터테이먼트용 의자 등의 개발은 시작했습니다. 사업하는 사람모두가 그렇겠지만 저도 우리회사를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예요. 지금의 기술력에다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이루면 이 시장은 블루오션과도 같거든요. 일단 올해 30억원 매출을 올리고 2~3년내에 코스닥 상장을 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덧붙이는 우철희 대표의 바람은 소박했다. 각 분야마다 능력과 실력은 있지만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설 자리가 없어서 날개를 펴지 못하는 사람을 많이 돕고 싶다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올해 미국과 유럽 등으로 수출되는 양이 늘고 있고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영업망 구축도 마무리 되면서 그의 꿈이 실현되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았다.

나오는 길에 들른 티에스메디텍의 연구소에서는 침대에서 영화의 느낌을 진동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었다. 영화의 제목은 '반지의 제왕' 중 '왕의 귀환'편이었다.

유병욱기자 newybu@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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