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 인수·고급車 등 구입
검찰, 母·삼촌과 함께 구속기소
재발 방지 위해 정산 방식 바꿔야
【영월】속보=강원랜드 카지노 환전팀에 근무하면서 수표를 훔친 여직원(본보 10월29일자 5면 보도)이 많게는 하루 2억원이 넘는 돈을 빼돌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춘천지검 영월지청 이상혁 검사는 2007년 4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80일 동안 1회 평균 1억원씩 100만원권 수표 8,086장 총액 80억8,600만원을 훔친 혐의로 카지노 환전 담당 여직원 최모(31)씨와 자금세탁 등을 한 최씨 어머니 박모(54)씨, 삼촌 최모(50)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100만원권 수표만 골라 많게는 하루 2억원 이상 속옷 등에 숨겼다가 화장실에서 가방에 옮긴 후 퇴근할 때 들고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와 어머니 박씨는 훔친 수표가 카지노 대리의 사인, 콤프번호 등이 기재돼 은행창구에서 사용할 경우 범행이 들통날 것으로 판단해 서울, 원주, 제천 등지에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은 훔친 수표를 남동생 등 12명 명의의 78개 차명계좌에 입금한 뒤 현금화하고 14억원대 골프연습장, 2억원대 아파트, 수천만원대 고급 승용차 구입, 대출금 5억원 변제 등에 사용했다.
모녀는 또 입금한 돈을 당일 혹은 며칠 후 1억원권 등 고액권 수표로 재발행해 펀드, 정기적금 계좌에 재입금하거나 삼촌 최씨에게 맡겨 세탁했다.
전당포를 운영하는 삼촌 최씨는 전문가 뺨치는 수법으로 조직을 동원, 치밀하게 돈세탁을 해 20억원 가량의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은 사용처가 불분명한 자금과 자금세탁을 위해 사용된 차명계좌 명의인들에 대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또 이번 사건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카지노 환전·정산업무의 대수술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지노 게임비 투명성 확보를 위해 게임 후 카운터룸으로 들어오는 수표, 현금 등을 정산하는 '출구'보다 칩 교환 창구를 일원화하고 수표·현금과 칩을 바꿀 때 아예 정산을 하는 '입구'관리로 전환해야 수표 절취 등을 원천봉쇄할 수 있다.
수사를 담당한 이상혁 검사는 “카운터룸으로 들어온 수표와 현금을 정리해 정산하는 방식은 아무리 많은 인원과 폐쇄회로TV를 보강하더라도 허점이 있다”며 “칩 교환 단계에서 정산하는 시스템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유학렬기자hyyoo@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