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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바다 밑 모래 퍼올려 깎여나간 백사장 메운다

◇호주 골드코스트(gold coast)는 양빈공법으로 백사장의 침식을 막고 있다. 양빈공법은 침식된 해변에 모래를 공급해 백사장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호주 골드코스트=최유진기자

지구온난화로 동해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5)호주, 해안침식 30년 전부터 대처

우리 정부의 해안침식·침수 등에 대한 방재대책은 시작 단계지만 미국과 호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30여년 전부터 연안 개발을 제한하고 해안침식을 막기 위한 다양한 공법을 시행하고 있다.

침식된 백사장에 모래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양빈공법과 물속 방파제(잠제) 설치, 해안사구·식생대 보전 등 대안을 마련한 호주 정부의 사례를 현지 취재를 통해 살펴본다.

골드코스트

해변 한쪽서 대형 관 통해

'순환양빈 시스템' 운영

해안사구 원형 그대로 보전

해안침식 완충지대 활용도

맨리해변

콘크리트 옹벽 설치됐지만

해안도로 사이 식생대 있어

20m 침엽수가 침식 막아줘

■호주 퀸즐래드(Queensland) 주(州) 남쪽에 위치한 골드코스트(Gold Coast)

골드코스트(Gold Coast)는 미국 마이애미 해변과 비견되는 세계적인 해양 관광휴양지다. 백사장 길이만 43㎞에 달하고 연중 온화한 날씨에다 적당한 파도로 인해 서퍼들의 천국으로 불리고 있다.

골드코스트 해변의 도입부는 마치 강릉 남항진 해변을 연상케 했다. 폭 50m 내외의 백사장이 끝없이 이어지지만 해안 침식의 영향으로 군데군데 백사장이 깎여 나갔다.

호주 퀸즐래드 주정부도 해안 침식으로 골치를 앓기는 우리나라 동해안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해변에 자연적으로 조성된 해안사구를 거의 원형 그대로 보전해 해안 침식의 완충지대로 활용하고 있다. 해안 사구는 4~5m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고 뿌리길이가 무려 7m에 달하는 바다 갈대가 군락을 이뤄 해변 모래가 침식되는 것을 막고 있다.

퀸즐래드 주정부가 이와 함께 선택한 해안침식 방재공법이 바로 양빈작업이다. 연안 바다 밑과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스트래드브로크섬(Stradbroke island)에서 준설한 모래를 골드코스트 해변에 채우는 방식이다.

골드코스트 해변 한쪽에서는 400㎜ 크기의 대형 관을 통해 연안 1.5㎞ 바다 밑에서 모래를 빨아들여 이를 세척하고 건조한 다음 다시 백사장에 까는 시설도 운영되고 있다.

바로 골드코스트 순환양빈 시스템(Goldcoast spear sand bypass system)이다.

1986년 이 시설을 건설한 퀸즐래드 주정부는 올해에만 200만 호주달러(한화 약 24억원)를 들여 골드코스트 유지 준설과 해변 양빈 작업을 벌이고 있다.

■맨리해변 (The Manly Beach)

호주 시드니 외곽에 위치한 맨리 해변(The Manly Beach)은 지속 가능한 개발의 대안을 보여준다.

맨리 해변은 암석지대가 양편으로 해변을 감싸안은 포켓 비치의 형태를 하고 있다. 암석지대는 연안에서 밀어닥치는 파도를 막는 자연적인 해드랜드 기능을 하고 있는 셈이다.

백사장에는 우리나라 동해안과 유사한 모습의 콘크리트 옹벽이 설치돼 있지만 옹벽과 해안 도로 사이에 조성된 20m 내외의 해안 식생대가 눈길을 끈다. 20m 높이의 아름드리 침엽수는 지반을 단단히 부여잡아 해안 침식을 막는 기능을 하고 있다.

김인호 강원대 건설방재공학과 교수는 “호주 정부는 이미 30년 전부터 해안침식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을 지속하면서 무분별한 연안 개발을 제한하며 대안을 모색해 왔다”며 “이를 통해 지형에 적합한 양빈 공법과 잠제(물속 방파제) 건설, 해안사구·식생대 보전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침식방지 공법은 해안에 돌제나 도류제, 잠제 등 하드구조물을 설치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이 또다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해안침식 방재는 물론 생태 복원을 통해 지역관광 활성화를 동시에 고려한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골드코스트·시드니=

최성식기자 choigo75@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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