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을 코앞에 두고 여야 예비후보들의 공천 경쟁이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차별적인 '사생활 파헤치기', '아니면 말고 식 폭로' 등이 최근 들어 빈번해지고 있다. '모 후보는 한 골프장의 뒤를 봐주고 돈을 받은 정황이 있어 관련자들이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에서부터 '과거 세금 포탈을 한 사례가 있어 당선돼도 의원직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예비후보가 난립한 일부 선거구에서는 벌써부터 경선 불복 및 무소속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등 역대 선거 중 가장 혼란한 선거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그래서 나온다.
모든 선거가 그렇듯 후보가 박빙의 판세를 보이는 곳일수록 네거티브가 횡행하고 상대에 대한 비방이 난무한다. 특히 이번 주나 다음 주 공천 윤곽이 나올 전망이어서 상대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와 인신공격성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예비후보들이 공천 경쟁에서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유권자 의식 수준을 낮게 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이를 분명하게 가려낼 것이다. 유권자들은 말과 행동을 통해 감동으로 지지를 확대해 나가는 포지티브 공천 경쟁보다 상대방의 전력을 문제 삼아 부정한 과실을 얻으려는 후보를 구별해 낼 것이다. 예비후보들은 공천 경쟁을 통해 정치인으로서 비전과 정책제시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즉, 자신의 이념이나 정치철학을 정책이나 정견으로 재구성해 주민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겠다는 각오로 공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의 현안을 정면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설 때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공천 과정도 그런 방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예비후보들은 그것을 통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는 자세로 결과에 초월하고 과정을 중시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여야 어느 당에서도 그런 예비후보들의 모습은 읽히지 않는다. 각 정당의 공천 경쟁은 정당의 공신력으로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고 국가와 지역 발전을 책임진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하나의 과정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총선 후보가 되려 하거나 경선 불복을 위해 명분을 쌓으려는 말과 행동은 공멸(共滅)의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민심이 수긍하는 공천을 통해 그 첫 단추를 잘 꿰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