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90만
교육

[강원교육 해법 찾아 유럽 교육현장을 가다]한명의 학생도 포기할 수 없다 `낙오자 없는 교육'

3)스웨덴 스톡홀롬

"백치도 잘할 수 있는 것 있다" 인간가치 존중

학력보다 창의성 높게 평가 25% 직업학교 진학

고졸자가 대졸자보다 연봉 높은 경우도 흔해

스웨덴 스톡홀름 솔나 김나지움(인문계 고등학교)은 아늑했다. 투박하게 생긴 입구와는 달리 안에 들어서자마자 건물 천장까지 시원하게 뚫려 있는 실내 광장이 인상적이었다. 광장 한쪽에 마련된 카페테리아에서 학생과 교사들은 간단한 다과를 즐기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교내 곳곳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토론을 펼치고 있던 학생과 교사는 학교를 찾은 방문객들을 보자마자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를 건냈다. 이들에게서는 우리나라 학생의 치열한 경쟁보다는 자유분방함과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스웨덴 교민 김복희씨는 “이곳 사람들은 웃음과 여유가 넘쳐난다”며 “강대국이었던 스웨덴은 비교적 느긋하게 현대를 맞았고, 그 때문인지 경쟁보다는 레저 활동을 즐기면서 자유롭게 살아왔기에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내재된 고귀한 가치 존중하는 것이 교육의 시작

“Do you want it?(이것을 원하세요?)”

얀 린드히 스웨덴 스톡홀름 솔나 김나지움 교사(스포츠 코디네이터)가 자신의 지갑에서 1,000크로나(크로나는 스웨덴 화폐단위로 원화로 약 17만원)를 꺼내 기자에게 물었다.

“갖고 싶다”고 답했지만 그는 주지 않고, 돈을 꾸기면서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역시 원한다고 대답하자 이제는 돈을 발로 밟았다. 다시 “원하냐”고 물은 뒤, 그가 말했다.

“밟혀 더렵혀진 것처럼 보여도 돈의 고유한 가치는 변하지 않는 것처럼 학생들의 고귀한 가치 역시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내재된 인간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서부터 교육을 시작합니다.”

그는 윈스턴 처칠과 알렉산더 플레밍의 인연에 관한 일화를 소개하며 “좋은 만남이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며 “학생 그 어느 누구라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다”라고 강조했다.

■'백치도 잘할 수 있는 것 하나쯤은 갖고 태어난다'는 인식

인간의 가치 존중은 스웨덴 교육의 핵심이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학업에 방해를 받지 않는다. 알란 스웨덴 교육부 디렉터는 “스톡홀름 시에서는 장애로 불편을 겪고 있는 한 학생을 위해 50만 크로나(환화로 약 1억원)를 지원해 휠체어 등 편의를 제공하면서까지 철저하게 교육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에서는 백치로 태어나도 뭔가는 잘할 수 있는 것을 타고난다고 믿는다. 교육은 그것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소수 엘리트를 위한 교육보다는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낙오자를 만들지 않으려는 그들의 교육철학 때문이다.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결국 전체적인 사회적 비용은 줄일 수 있다고 여긴다.

스웨덴 교육당국에 따르면 학생의 25%가 직업학교에 진학한다. 스웨덴은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대졸자보다 연봉이 높은 경우가 흔하다.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충분히 중산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풍토가 마련돼 있다. 학력보다도 그 사람이 가진 창의성을 높게 평가하는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암기식 교육보다는 창의력을 찾아주기 위한 교육이 펼쳐진다.

최연혁 스웨덴 쇠데르턴대학 교수는 “스웨덴 교육은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이들은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남의 의견을 존중하는 풍토 속에서 개인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

인간의 가치 존중에서 시작된 스웨덴 교육은 학생 교사 부모가 함께 만들어 간다는 점이 특색이다. 기본적으로 스웨덴은 학생 스스로가 공부하게 만든다. 이런 환경 조성을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과 부모가 “시험이 너무 많아 스트레스가 커지고, 여가를 즐길 수 없다”며 교사에게 시험을 줄여달라고 요구한다면, 교사는 그 의견의 타당성 여부를 따져 시험 일정과 횟수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소피아 솔나 김나지움 어시스팅 교장(Assisting Principal)은 “학생·부모·교사는 학교 운영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그 의견이 옳다고 여겨지면 교육 시스템은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 문제가 발생해도 함께 해결책을 찾는다. 일단 교사가 문제 학생을 인지했을 경우, 해드마스터(교장)에게 이를 알리고, 해드마스터는 학생들의 중도탈락을 막고 이들이 학교 생활을 원활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 어떤 문제로 학생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부모에게 그 사실을 알려 함께 해결책을 찾아 나간다.

레슬리 브런먼 쿵슐멘 김나지움 인터내셔널 섹션 교장은 “학생 스스로가 공부하게 만들려면 동기부여와 그런 환경 조성이 필수조건”이라며 “이를 위해 학생·교사·부모 등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 만들어 나간다”고 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김상태기자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