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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예비비

예산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다. 때문에 국력의 신장과 경제성장에 걸맞게 편성되고 집행돼야 한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경제 환경 속에서 짜여진 대로 예산이 집행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예산집행의 융통성을 발휘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 그 한 예가 예비비 제도다. 즉,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의 지출이나 예산 초과지출에 충당하기 위해서다. '예산 외의 지출'이란 예산 편성 당시에 계상(計上)하지 않았던 의외의 지출을 말한다. '예산 초과지출'은 예산에 계상한 것이지만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당초 책정된 금액보다 초과해 지출하는 것을 이른다. 이 자금은 기획재정부가 관리한다.

▼ 외국에서도 우리나라의 예비비와 유사한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예비비 제도를 두고 있지 않으나 대통령의 긴급 자금(Emergency fund for the president)과 재해 자금(Disaster relief)이라는 장치를 마련, 예측할 수 없는 지출에 대비하고 있다. 영국도 예비비 제도는 없으나, 지출 필요시 '민정비 긴축기금(Civil contingency fund)'에서 잠시 차입한다. 뒷날 추가경정예산이나 예산 초과지출의 추인(追認) 형식으로 의회의 승인을 얻어 상환하고 있다. 예비비는 가능한 규모를 줄여야 하고, 집행상의 투명성이 제고돼야 한다. 최근 예비비가 크게 늘어나는 원인은 재해 실업대책 등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예비비가 많이 증가한 데 있다.

▼ 정부 여당이 올해부터 시작된 0∼2세 영유아에 대한 전면 무상보육이 예산 고갈로 중단 위기에 처한 것과 관련, 예비비 투입 등 국고 지원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비비를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해당 부처의 예산집행 계획이 처음부터 잘못 세워졌다는 얘기다. 결국 무상보육 정책이 '설익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버리는 꼴이 된 형국이다.

권혁순논설실장·hsgwe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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