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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오늘도 허탕이네” 한숨마저 얼어붙은 인력시장

경기 침체·영하권 날씨 영향

도내 건설 업체 당분간 휴업

일용직 절반은 일감 못 구해

휴일인 16일 새벽 춘천시 효자동 K인력사무소에는 휴일에도 일거리를 찾는 20명의 사람들이 난로에서 추위를 녹이고 있었다.

대부분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일용직 노동자였지만 사무실 한쪽에 앳돼 보이는 청년 두 명이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방학에도 용돈과 학비를 벌기 위해 새벽부터 나온 대학생 유형진(24) 이재홍(20)씨다.

유씨는 군대 전역 후 한국폴리텍대학 춘천캠퍼스로 대학교를 옮기면서 학기 중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공사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 집에 손 벌리지 않기 위해 시작했지만 최근 2주가량은 한파와 폭설로 일을 잡지 못해 용돈이 거의 바닥난 상황이다. 주말인 이날도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을 기다리다가 결국 빈손으로 인력사무소 문을 나섰다.

유씨와 달리 후배 이씨는 기다리던 도중 고기불판 세척업체에 발탁이 돼 12인승 승합차에 올라탔다.

이날 K인력사무소에 일자리를 구하러 찾은 사람은 총 20명이지만 유씨처럼 일감을 구하지 못하고 돌아간 이는 절반인 10명에 이른다.

이들은 인력사무소 관계자에게 “내일은 더 일찍 오겠다”는 짧은 인사를 남기고 집 또는 근처 해장국 가게로 향했다.

춘천시 운교동 D인력사무소도 사정은 비슷했다. 같은 날 오전 8시가 넘었는데도 일을 구하지 못한 남자 5명이 차마 집에 가지 못하고 사무실 난로 앞에 앉아 연거푸 담배만 피워댔다. 이곳에서도 10명 중 3명만 일을 구해 공사 현장으로 나갔다.

이처럼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영하권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인력사무소의 문을 두드리는 일용직 노동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도내 건설업 5만5,000여명의 종사자 중 절반가량인 2만2,500여명이 일용직 노동자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올 겨울 들어 이들중 절반 가량이 인력 사무소에서 일감을 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겨울철 부실공사를 우려한 상당수 건설 업체가 이달 중순부터 내년 2월까지 임시휴업에 나선데다 근래 2주간 폭설과 매서운 한파까지 겹쳐 일감 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는게 인력사무소 측의 설명이다.

일터에 나가지 못한 김모(46)씨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데 공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처자식을 볼 면목이 없다”고 했다.

D인력사무소장은 “근래 2주 가량 강추위와 폭설 등으로 일감이 없어 인력사무소를 찾아온 일용직노동자 절반을 집으로 되돌려 보냈다”며 “대선이 끝나고 해가 바뀌면 올해보단 나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경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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