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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사립탐정

'한국판 셜록 홈즈'가 등장할까? 세계 최초의 민간자문탐정인 '셜록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1859∼1930년)의 추리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으로 탐정의 대명사다. 코난 도일이 대학 은사인 조셉 벨 박사를 모델로 만든 인물이다. 뛰어난 관찰력과 추리력, 행동력을 갖춘 완벽한 탐정이다. 소설 속의 가공인물이지만 마치 실존인물처럼 유명해졌다.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새로운 직업 44개를 선정해 육성·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직업이 법과 제도의 테두리 안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가 또는 민간 자격을 신설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민간조사원(사립탐정), 전직(轉職)지원 전문가, 연구실 안전전문가, 이혼상담사, 임신출산육아 전문가, 노년 플래너 등이 포함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사립탐정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민간조사원은 1999년 당시 하순봉 한나라당 의원이 '공인탐정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이후 7차례나 법제화가 시도됐지만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의뢰한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얻어내는 과정에서 도청과 미행 등 불법행위가 남발되고, 흥신소 심부름센터 등에서 청부폭력 같은 부작용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앞으로 법률 개정 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사립탐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운영하고 있다. 경찰력이 못 미치는 실종자 수색이나 보험사기, 지적 재산권 보호 등의 분야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부는 경찰 관련 학과나 전직 경찰 출신을 중심으로 4,000여 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 직업이 셜록 홈즈를 능가하는 명탐정을 배출해 낼지, 아니면 '미즈넷’에 오르는 민원이나 해결해 주는 '불륜 파파라치' 양성에 그칠지 두고 볼 일이다.

김석만논설위원·smkim@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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