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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4년 전 천안함 피격된 그 시간, 쿵!쿵! 불 뿜은 해군 함정

동해서 1함대 실전같은 훈련

가상의 적 향해 폭뢰 투하

“도발시 백배, 천배 응징한다”

26일 그믐달로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밤바다. P-3 해상초계기가 잠수함 소음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1회용 음탐기인 소노부이로 잠수함의 소음을 잡아냈다. 곧바로 링스 대잠헬기가 수심 조절이 가능한 음파 탐지기인 디핑소나를 내려 잠수함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자 1함대 함정들은 13전투전대장 신주원 대령의 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적 잠수함이 도주하지 못하도록 포위한다.

이어 “폭뢰 투하 준비, 투하!” 명령이 떨어졌다. 오후 9시22분, 4년 전 서해상에서 천안함이 피격된 그 시간, 동해상에서 1함대 소속 함정들이 가상의 적 잠수함을 향해 폭뢰를 투하했다. 폭뢰가 투하되고 5∼6초가 지나자 “쿵! 쿵!”하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함정의 선체에 큰 진동이 느껴졌고, 그믐달의 어둠 속에서도 10여m 높이의 물기둥이 올라가는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폭뢰 공격이 끝난 뒤에도 대잠전 훈련은 27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적 잠수함이 시각식별이 어려운 야간에 공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훈련에 참가한 호위함의 갑판병 최홍현 일병은 “고교 1학년 때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도발이 일어났다. 가족들이 걱정했지만 바다에서 나라를 지키는 함정 근무를 지원했다”며 “적의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반드시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1함대 작전참모 강준구 대령은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대잠전력이 보강됐고 전술적 측면에서도 많이 발전했다”며 “해군 전 장병은 적이 또다시 도발하면 육해공 합동전력으로 즉각 응징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해군 1함대는 천안함 4주기를 맞아 26일 오전 부대 강당에서 정안호 사령관 주관으로 '천안함 피격, 응징의 날' 출정식을 거행했다.

출정결의식에 참석한 장병들은 “우리의 바다를 넘보는 자, 그 누구도 용서치 않고 적 도발 시 백 배, 천배 처절하게 응징한다”를 외치고 전투구보와 산악행군을 실시하며 전투의지를 다졌다.

동해=박영창기자 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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