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용태 강원고미술연합회 고문
1905년 당시 흑백사진 3점 공개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국권이 침탈된 '경술국치 조약(1910년)' 체결 전 일제가 우리 땅에서 자행한 만행을 기록한 사진이 입수돼 눈길을 끌고 있다.
유용태 강원고미술연합회 고문이 6일 공개한 이 사진은 1905년 당시를 보여주는 흑백사진 3점으로, 1905년(명치 38년) 6월 일본 박문관(博文館)이 발행한 '한국사진첩' 제25권에 수록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1900년대 초반은 일제가 청일전쟁(1894~1895년)과 러일전쟁(1904~1905년)을 일으키고, 영일동맹(1902·1905년)과 한일의정서(1904년), 을사늑약(1905년) 체결 등을 통해 한국 지배 야욕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던 시기다.사진은 이런 혼란상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총과 칼로 중무장한 일본군이 열차를 타고 서울 남대문 정거장에 도착, 집결하는 모습(사진①)에서는 당당함까지 보인다. 사진 우측에 겁먹은 듯 이들을 멀리서 응시하고 있는 우리 민초들의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일제는 우리 산하를 자신들의 전쟁을 준비하기 위한 훈련장으로 마음껏 유린했다. 포병대대로 보이는 일본군 병력이 무력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포사격 훈련(사진②)에 열중하고 있다. 일제는 또 아무런 권한 없이 사람들을 살해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배경으로 보아 무덤가로 추측되는 곳에서 일본군은 한복을 입은 3명의 무고한 양민을 십자가 모양의 틀에 묶어놓고 총살(사진③)하면서 사진까지 찍어놓는 극악함까지 보였다. 사진에는 철도노선 방해자에 대한 사형집행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총살을 당한 사람들은 시기적으로 일제의 경의선 또는 경부선 철도 공사를 방해한 사람들로 추측된다. 유용태 고문은 “일제가 한국에서 자행한 만행이 일제강점기 이전에도 일상처럼 벌어진 것을 증명하는 사진”이라며 “홍보용 책자와도 같은 사진첩에 이런 사진들을 태연하게 실었으니 당시 일제의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오석기기자 sgt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