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온 상승은 생물 다양성의 감소를 초래한다. 글로벌 자연보호단체 세계자연기금(WWF)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아마존·마다가스카르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에서 최고 50%의 생물이 멸종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구 평균 기온이 2도 오를 때 이들 지역의 생물 25%가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도 내놓았다. 연구팀이 8만 종의 동식물을 조사한 결과다. 우리 인간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 ▼2016년 여름 시베리아 지역에서 발생한 탄저병은 이례적인 이상고온으로 인해 영구동토층에 잠재돼 있던 탄저균이 깨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베리아 역병'으로 알려진 탄저병이 '야말로네네츠' 지역에서 발생한 것은 1941년 이후 처음으로 당시 순록 2,30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바 있다. 2004년 이후 빙하 속에서 고대 바이러스가 발견된 사례는 4차례가 넘는다. 지구온난화가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 바이러스를 깨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강력한 '열돔'(Heat Dome) 현상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동을 비롯해 아시아, 미국, 유럽 등에서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열돔 현상은 지상 5~7㎞ 상공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반구 형태의 열막을 만들어 뜨거운 공기를 가둬 놓은 상태를 말한다. 현재 북유럽에서 동아시아까지 북반구 국가들은 사상 초유의 거대한 살인적인 '더위 천장' 안에 갇혀 있다. 일본 기상청이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더위”라고 하니 재앙이 닥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무더웠던 해는 1994년이다. 열대야가 30일간이나 이어졌다. 올해도 그에 못지않다. 절정을 이룬 더위가 이달 중·하순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예보다. 이번 예보만큼은 틀려 줬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박종홍논설위원·pjh@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