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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신형철이 만난 사람]“올 하반기 긴급사용승인 거쳐 내년 초 백신 생산이 목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주목받는 유바이오로직스(춘천) 백영옥 대표이사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척 상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왼쪽)가 지난 10일 본보 신형철 정치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세희기자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플랫폼 갖춘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

올 1월 임상 승인 확정…정부 100억 국비 지원 대상에도 선정

국내산 백신 미국·유럽에 등록 도전…이미 美 자회사도 설립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올 1월 강원도와 은평성모병원, 춘천의 백신제조업체인 유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임상시험에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유바이오로직스는 곧바로 식약처에 1, 2상 임상시험을 신청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등 해외 백신의 국내 접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도내 업체의 임상시험 돌입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이후 정부의 100억원 국비 지원 대상기업에 선정되는 등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둔 지난 10일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여념이 없던 유바이오로직스를 찾아 백영옥 대표이사를 만났다.

■'유바이오로직스'라는 회사명이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했다. 어떤 업체인가=“2010년 3월 창업했다. 글로벌 공공백신 공급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서울대 등과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공동 개발, 유니세프를 통해 저개발국에 공급하는 것이 사업 목적이고 2016년부터 수출 중이다. 2018년과 2019년 매년 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는 정상화될 것 같다. 현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플랫폼을 갖춘 국내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다. 그 이유도 플랫폼 구축에 있다. 백신 개발 및 연구와 제조, 판매까지 가능한 백신 개발 및 공급 전문회사로 인식하면 될 것 같다.”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어느 정도 진척됐나=“1, 2상 임상이 설 명절이 지나면 시작될 것 같다. 2상까지 하면 6월 정도에는 임상 중간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7, 8월에 3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3상 진행 방식은 현재 두 가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큰 업체들처럼 다수의 환자에게 효력 시험을 대규모로 하는 방식이 있고, 다른 하나는 비열등성시험이라고 해서 우리 제품과 기존 백신을 비교하는 형태다. 이 시험이 진행되려면 WHO가 정한 지표 및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최근에는 변종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백신 업그레이드 부분도 평가에 포함될 것으로 본다. 목표는 이런 절차를 거쳐 하반기 긴급사용승인, 내년 초 생산이다.”

■선뜻 백신 개발에 나서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우리에게는 백신 개발을 위한 플랫폼 기술이 있다. 작은 기업이지만 이런 기술이 있기 때문에 도전이 가능하다. 특히 면역증강제 기술과 미국의 자회사의 코팝 기술 등을 코로나19 백신에 적용하니까 효과가 더 좋았다. 백신 개발까지 시간이 걸렸던 이유는 지난해 초에는 쉽게 사라질 것으로 봤고 2월부터 개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실험실 등을 갖췄다. 또 그 사이 동물 실험을 통해 좋은 결과도 얻었다. 이런 절차를 거쳐 지난해 12월18일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승인을 신청했다. 그리고 올 1월 임상 승인이 확정됐다. 그 사이 최문순 지사와 은평성모병원 등 많은 분이 도와주셨다.”

■백신 개발자로서 어느 정도 접종돼야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나=“일반적으로 보면 집단면역이 달성되려면 70%, 혹자는 60% 또는 50%를 이야기한다. 전 국민이 항체를 50% 갖고 있으면 나머지 50%는 시간이 걸릴 뿐 집단면역이 된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목표는 70%로 맞춰야 한다. 그런데 현재 진행 중인 백신이 90%의 항체 형성률을 갖고 있으면 국민 70%를 접종하더라도 실제로는 63% 정도만 집단면역이 갖춰진 것이다. 백신 예방 효과 숫자에는 함정이 있다는 말이다.”

■정말 열심히 백신 접종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그렇다. 백신 접종을 많이 해야 한다. 백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점은 백신의 안전성이다. 건강한 사람이 백신 접종으로 죽으면 안 되니까. 효과가 얼마나 있든지 백신은 맞는게 좋다. 특히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 마스크를 벗을 확률이 높아진다. 마냥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나. 이 상황의 유일한 탈출구는 백신이다. 백신을 접종하고 항체가 생긴 사람들이 하나하나씩 마스크를 벗을 것이다. 서서히 자연스럽게 집단면역이 형성되면서 일상을 되찾을 것이다.”

■과거 메르스와 신종플루의 경우 치료제도 확산 저지에 한몫했다. 이번에도 비슷하지 않겠는가=“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많은 치료제가 효과가 없었다. 바이러스마다 약효가 나타나는 메커니즘이 다르다. 좀 더 얘기하자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불과 며칠 만에 바이러스가 호흡을 통해 수시로 폐로 들어갔다 나오게 된다. 이때는 사실상 치료제로 극복하기는 어렵다.”

■백신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건가=“(고개를 끄덕이며) 백신을 맞고 그래도 걸리는 경우 치료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백신의 경우 우리나라 국민 5,000만명에게 투약한다면 5조원 내지는 6조원이면 된다. 그런데 치료비는 1인당 수천만원이 필요하다. 경제적이든 환자 확산 예방이든 백신이 더 효과적이다. 그리고 이제 해외는 모두 백신 접종에 주력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만 백신 접종이 안 된다면 해외와 교류가 되겠는가.”

■너무 무거운 얘기만 나눈 것 같다. 춘천에 둥지를 튼 이유는 무엇인가=“고향은 경남이고 군대를 화천에서 복무한 정도를 빼면 강원도와 큰 인연은 없다. 다만 벤처 창업을 할 당시인 2011년께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에서 단백질치료제 시설 위탁 운영 업체를 모집했는데 그때 인연이 돼 춘천에서 창업 목표였던 콜레라 백신을 생산했고 공장까지 마련했다. 춘천의 많은 분이 도와줘 잘 정착했다.”

■목표가 있다면=“목표는 국내에서 생산한 백신을 유럽과 미국에 등록하는 것이다. 바이오시밀러 항체 의약품은 셀트리온, 합성 신약은 LG생명과학, 혈액제제는 녹십자가 미국에 등록했다. 아직 국내 개발 백신의 미국 등록 사례는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콜레라 백신을 등록하려 했지만 조금 부족했다. 현재는 코로나19 백신을 미국에 등록할 계획이다. 백신 임상 2상을 미국에 신청할 예정이다. 1상을 한국에서 했으니까 국내 임상과는 별개로 2, 3상을 미국에서 진행해 등록할 수 있도록 추진중이다. 미국의 백신들과 경쟁하는 제품으로 만들겠다. 미국은 수요도 많고 매년 접종할 수 있으니까 안전하고 종합 반응이 잘 나타난다면 안될 이유가 없다.”

■가능성은 얼마나 보는가=“가능성이라기보다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승산이 있다면 무조건 도전한다. 미국 진출을 위해 지난해부터 미국에 자회사를 만들었다. 우리가 만든 백신이 세계 최대 자본주의 국가의 메카인 미국에 깃발을 꽂는 것, 그것이 목표다. 우리가 만든 우리 제품을 최소한 미국에선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올림픽 금메달도 처음이 어려웠지 그 이후에는 줄줄이 나오지 않았나. 백신과 노벨상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그런 도전을 해야 한다.”

정치부장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백영옥(60) 대표이사는 경남 출신으로 1998년 삼성 그룹 공채로 업계에 발을 들인 뒤 제일제당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을 거쳤다. 2010년 콜레라 백신 벤처인 유바이오로직스를 창업했다. 현재 유바이오로직스는 전체 직원이 230명에 이르고 이 중 연구 개발 인력만 45명에 달한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 최석근 대표를 각자대표로 선임, 투톱체제를 갖췄다. 백 대표는 해외 시장 개척과 연구 개발 등을 원활히 하기 위해 업무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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