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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식당·카페 모처럼 '활기'…유흥업소·노래방 여전히 '한숨'

영업시간 제한 완화 첫날

사진=연합뉴스

제한 풀린 일부 업종 숨통 트여…5인 이상 집합금지도 해제 기대

유흥주점 밤 10시 제한 사실상 개점휴업 지속…대책마련 호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로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 시간 제한이 풀린 첫날인 지난 15일 밤 10시. 춘천시 명동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의 얼굴에는 모처럼 웃음이 묻어났다. 가게 안 5개의 테이블 중 3곳에 손님들이 앉아 있었고, 다른 2개의 테이블도 손님들이 머물다 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지난 14일까지 이 시간이면 영업 마감을 알리는 A씨의 재촉이 있었지만 이날은 주인도 손님도 여유가 있었다.

20대 B씨는 “그동안 미뤘던 약속을 잡았는데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셔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며 “코로나19 확진세가 잡혀 5인 이상 집합금지 지침도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장 A씨는 “영업 시간 제한이 있을 때는 고작 한 팀을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테이블을 채웠다”며 “그동안 많이 힘들었는데 영업 시간 제한이 풀려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영업 시간 제한이 해제되면서 대리운전 업체도 매출이 증가했다. 영업제한 시간이었던 밤 9시나 밤 10시 전후에만 전화가 집중됐던 원주지역 대리업체에는 자정이 넘도록 전화가 꾸준하게 이어졌다. 이 업체 대표 C(51)씨는 “지난주 매출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30% 정도 수준이었다면 15일에는 50%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추위가 물러가는 3월에는 좀 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영업 재개 효과가 미미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했다. 강릉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D씨는 손님이 늘었지만 여전히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정말 암울했는데 시간 제한 해제로 밤 손님이 늘어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선 매출이 20% 수준이어서 여전히 임대료, 전기세 등을 내기에도 힘든 상황”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75일 만에 영업이 재개됐지만 밤 10시까지로 시간이 제한된 유흥업소는 침울한 분위기다. 춘천시 팔호광장 인근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창고(71)씨는 이날 손님 한 명도 받지 못했다. 김씨는 “적어도 자정까지는 영업 시간을 연장해 줘야 한다”며 “유흥주점 업자들은 소상공인처럼 저금리 대출도 받을 수 없어 시계, 목걸이 등 돈 되는 것은 전부 팔아 가면서 버티고 있다”고 지원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시간 제한 탓에 아예 영업을 하지 않는 유흥업소들도 눈에 띄었다. 김태인 한국유흥업중앙회 강릉시지부장은 “강릉 유흥업소 중 30% 이상이 영업을 안했다”며 “밤 10시까지면 손님이 아예 없을 것으로 판단해 문을 열지 않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업주가 많다”고 씁쓸해했다.

권순찬기자 sckw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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