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천서 활동 중인 길종갑 화백
원주 아미쿠스 갤러리 초대전
전시 4월 한 달 동안 이어져
화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길종갑 화백이 1일 원주 아미쿠스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연다.
4월 한 달 동안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특별한 타이틀 없이 길 화백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에 이유를 담아 나름의 역할을 부여하는 길 화백은 소소한 일상에 숨겨진 행복을 화폭 위로 드러낸다. 15년 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차곡차곡 쌓아 올린 그의 이야기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더욱 의미 깊다.
실제 작품들은 섬세하게 들여다 본 순간들을 녹여내 풍요 속 자아의 상실감을 상기시키는가 하면 자연이 선물한 순수를 되짚으면서 '나의 삶'에 대한 반성을 불러일으킨다.
전시는 100호에 달하는 대작을 비롯해 20여점을 선보인다. 위압감이 느껴질 법도 하지만 곁에 자리한 생명을 '나의 생(生)'처럼 다루는 길 화백의 성정을 닮아 따뜻하기만 하다. 작은 꾸러미가 서서히 풀어지듯 여러 장면이 흘러가는 캔버스는 다정한 음성을 건네듯 안락함을 선물한다. 관람객들의 시선도 곳곳에 펼쳐진 이야기를 따라가며 너른 공간을 편안히 거닌다.
작품 '엄마의 정원'이 특히 그렇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집마당의 풍경을 그대로 담았다. 앉아 있거나 일하는, 혹은 사다리를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과 평상 아래 자리한 고양이들은 여느 농촌마을을 옮겨 놓은 듯 소박하고 정겹다.
길종갑 화백은 “누구나 자신의 삶이 어디서 시작해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어떠한 형태의 존재이든 간에 최선을 다하는 모든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수빈기자 forest@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