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수당 나갈 돈으로 취업사회책입제 추진
고통받는 대학생들 위해 무상등록금 관철
기업 유치 위해 상속세 100% 면제 파격 정책
수도권 편중된 돈·권력·문화 지방 분산해야
'대선 신입주자 프레스(PRESS) 면접'은 신입사원 압박면접 방식을 차용했다. 대선주자들이 '취업을 위해 수십 번씩 면접을 봐야만 하는 청년, 취준생'의 입장에서 자신의 포부와 초심을 밝히는 자리가 되길 바라는 의도다. 첫번째 대상은 3선 강원도지사로 대선 출사표를 낸 최문순 지사다. 면접관으로는 강원일보 정치부 최기영, 사회부 정윤호, 문화체육부 김수빈, 경제부 김현아 기자가 참여했다.
△최기영=“자기소개부터 해달라.”
△최문순=“엄청 떨린다. 면접 본 지가 40년은 된 것 같다. 자기소개부터 올리겠다. 강원도지사 최문순, 출생은 강원도, 완전히 토종 감자다. 나이는 65세4개월이다. MZ세대의 고통, 절규, 비명을 해결해 보려고 나왔다. 이분들께서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불공정·불평등·빈부격차다. 노력해도 살아가기 힘들다고 호소하기에 그것을 해소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김현아=“취업을 위해 면접을 본 경험을 소개해 달라.”
△최문순=“예전에 면접을 많이 봤다. 방송사 면접 당시 면접관의 '왜 왔냐'는 질문에 좋은 답변이 생각이 나지 않아서 '배가 고파서 왔다'고 답변한 기억이 있다. 청년들이 요즘 취업을 하기 위해 100번씩 자기소개서를 낸다는 얘기를 들었다. 면접도 그만큼 볼 것이다.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저 역시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면접 본 날의 기억을 아직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 분야
△최기영=“취직사회책임제를 1호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효과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논란이 있다.”
△최문순=“취직은 개인의 책임만이 아니라 기업과 국가의 책임이다. 취직사회책임제는 기업이 1명의 직원을 채용하면 월급 중 100만원을 강원도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1만명을 넘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현재 1만7,000명이 신청했다. 이들을 1년 동안 지원하는 비용이 2,000억원 정도다. 그런데 이분들이 취업을 하지 않고 실업자로 있으면 실업수당이 3,000억원 넘게 나간다. 전국으로 확대하면 실업 상태에 있는 분이 110만명 가량으로 14조원의 비용이 든다. 취업사회책임제를 하면 그 비용은 13조원이다. 실업수당으로 나갈 돈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기영=“부캐 '최메기'가 신선하지만 일각에서는 춤추고 노래할 때냐, 청년에 대한 벼락치기식 접근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문순=“비장하다고 해서 해법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청년들이 절규를 시작한 지 오래됐다. 10년도 더 전에 88만원 세대, 3포 세대라는 말이 등장했다. 오히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취직사회책임제와 같은 발상의 전환을 대담하게 꺼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금융 정책, 일자리 공제 정책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정책을 종합적으로 이뤄내야 한다. 나라 전체가 모든 정책이 고용 중심으로, 즉 청년들을 취업시키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경제 분야
△김현아=“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상화폐를 제도화할 것인가, 투기로 볼 것인가 의견이 분분하다.”
△최문순=“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찾지 못해 가상화폐 투기에 들어간 것에 미안하게 생각한다. 청년들이 가상화폐에 매몰되지 않고도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근본적인 해법이 우선이다. 지금 당장은 청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투기 상태로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제도화해야 한다. 가상화폐라는 것이 유용한 기술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그 기술이 우리 사회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해 제도화해야 한다.”
△김현아=“최근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상속세 100% 면제를 주장했다. 자칫 지방 이전이 기업의 절세·탈세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최문순=“정교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상속세를 면제해 줄 만큼의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지역이 전부 지방소멸단계에 돌입했기 때문에 과감하고 대담하게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의미에서 말했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는 상속세를 고용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
■교육 분야
△정윤호=“대선 출마 선언 당시 '대학 등록금 면제'를 공약했다. 재원 마련을 위한 복안은 무엇이고, 대학의 위기를 타개할 종합 대책은 무엇인가.”
△최문순=“강원도에서 이미 시행중이다. 강원도립대가 2014년부터 무상등록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추후에 형편이 넉넉한 학생들은 돈을 내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돼 12% 정도만 등록금을 낸다. 강원도는 전국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다. 강원도의 대학도 무상등록금으로 운영하는데 왜 전국의 다른 대학들이 못 하나. 같이 해야 한다. 지역 대학들이 전부 무상등록금을 실시하면 1조3,000억원이 들어간다. 그렇게 큰 돈은 아니다.”
△정윤호=“지난해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38만8,000원을 기록했다. 현 정부 집권 기간인 2017년부터 증가율이 36%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교육 시장 팽창이 더욱 우려된다.”
△최문순=“사교육비 증가라는 것이 전부 좋은 학교와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해 강남에 학원이 모였기 때문이다. 지역에 있는 대학에 가도 괜찮을 수 있도록 무상등록금을 시행, 인재를 분산시켜야 한다. 교육부의 정책은 수도권 대학 중심 정책이다. 지역의 대학 등록금을 무상으로 전환시키는 제도를 계속 시행하다보면 지역 사람들이 서울로 모일 이유가 없지 않겠나. 그러다 보면 사교육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문화 및 복지 분야
△김수빈=“국립 이건희 미술관 유치가 최근 국내의 뜨거운 이슈다. 수도권과 지방 사이의 문화격차 때문일 것이다. 문화격차 해소 방안을 말해 달라.”
△최문순=“우리나라의 돈과 권력, 문화 등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문화라는 것이 독립된 객체로서 해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돈과 권력, 문화, 정보 등 모든 것이 사람을 따라 흐르게 돼 있다. 사람이 모이면 함께 모인다. 또 반대로 이러한 인프라가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인다. 상호작용이 일어나면서 계속해서 수도권 집중이 일어난다. 돈과 권력과 문화가 지역으로 흩어질 수 있는 정책들, 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또 지역의 대학을 다니는 청년들이 보다 수월하게 대학을 다닐 수 있는 정책을 종합적·체계적으로 해나가면 저절로 분산되리라 생각한다.”
△김수빈=“코로나19 발생 이후 복지시설 등 기존의 사회복지서비스의 한계가 노출됐다.”
△최문순 지사=“몸이 불편한 어르신들과 장애인들을 시설이라는 곳에 모아두는 정책을 폈다.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설은 코로나19 발생에 따라 한계를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이 행복하지 않은 공간이다. 각 가정에서 이들을 돌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저희 어머니도 90세가 넘은 노인이시고 몸이 불편하시지만 시설에 가시지 않고 가정에서 모시고 있다. 강원도의 장애인들도 시설에서 나와 가정에서 머무르며 가족과 함께하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조금 비효율적일지라도 그분들이 각각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꿔 나가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