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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성군의 정치

작가 정도상이 2020년 펴낸 ‘정치의 품격'은 600년 전 성군(聖君)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꼽히는 ‘세종대왕'의 정치를 그리고 있다. 어진 성품과 천재성,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조선 백성의 독립을 꿈꾸는 야망을 갖춘 정치가로 평가했다. 세종은 모든 국정을 ‘의논'으로 시작한 민주주의자였고, 의견이 다른 신하들과 끝장토론 끝에 만장일치로 정책을 채택한 논쟁주의자였다. 비록 노비라 할지라도 굶주렸다는 소문을 들으면 고을 관리를 불러 곤장을 친 복지주의자였고, 레즈비언인 며느리 때문에 고뇌했던 실존주의자였다. ▼세종이 성군으로서 갖춘 덕목은 무엇이었을까? ‘정치의 품격'에서는 백성의 슬픔을 알고, 그 슬픔을 끌어안은 것을 첫째로 삼았다. 다양하고 종합적인 분야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공부', 싱크탱크의 중요성을 알고 운영하는 ‘지식경영', 인재를 등용하고, 수많은 업적을 쌓은 점이 성군으로 평가받는 덕목이다. 세종이 내놓은 모든 정책과 제도 개혁은 ‘백성을 사랑하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백성이 살기 좋은 세상이었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 선거'이자 ‘차악을 뽑는 선거'라는 오명을 넘어 이제는 ‘차악조차 없는 선거'라는 씁쓸한 발언까지 듣고 있다. 온갖 네거티브가 정치권을 잠식하고, 모든 후보에 대한 혐오만 부추기고 있다. 세종대왕과 달리 국민의 삶을 걱정하기보다 정당의 이익만 내세우고, 국민의 슬픔을 끌어안는 대신 상대의 비방만 일삼는 품격 없는 정치다. ▼하지만 플라톤은 ‘정치에 무관심한 가장 큰 벌은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고, 차악을 뽑는 선거라고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또다시 자신이 경멸하는 정치인들에게 힘을 안겨줄 뿐이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뜻을 명확히 표현할 때야말로 정치인들은 스스로를 경계하고 국민의 신뢰를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3월9일 투표장으로 향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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