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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어이가 없어서 “배꼽이 웃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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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손톱 밑에 끼어 있는 때를 ‘손곱'이라 하고, ‘눈곱'은 눈에서 나오는 진득진득한 액이 말라붙은 것이나 아주 작은 것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곱'이란 종기·부스럼·헌데 등에 끼는 골마지 모양의 물질이나 이질에 걸린 사람의 대변에 섞여 나오는, 희거나 피가 섞인 점액을 말한다. 또한 ‘배꼽'은 탯줄을 끊은 자리나 식물 열매의 꽃받침이 붙었던 자리다.

“배꼽에 어루쇠를 붙인 것 같다”란 배꼽에 ‘구리 따위의 쇠붙이를 반들반들하게 갈고 닦아서 만든 거울'을 붙이고 다녀서 모든 것을 속까지 환히 비추어 본다는 뜻으로, 눈치가 빠르고 경우가 밝아 남의 속을 잘 알아차림을, “배꼽이 하품하겠다”란 너무 어이없고 가소로움을, “발보다 발가락이 더 크다”란 주된 것보다 딸린 것이 더 큼을, ‘배꼽에 노송나무 나거든'은 사람이 죽은 뒤 무덤 위에 소나무가 나서 노송(松)이 된다는 뜻으로, 기약할 수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또 “배꼽이 빠진다”란 몹시 우스워 배를 움켜잡고 크게 웃음을, “배꼽(이) 웃겠다”란 하는 짓이 하도 어이가 없거나 어린아이의 장난 같아서 가소롭기 짝이 없음을, “배꼽을 맞추다”란 남녀가 정을 통함을, ‘배꼽 떨어진 고장'이란 태어난 지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배꼽춤'은 민속에서 산대놀이의 왜장녀(탈을 쓰고 춤추는 사람)가 배를 내놓고 미친 듯이 추는 춤을 말하고, ‘벨리댄싱(Belly dancing)'은 몸을 아주 적게 가린 엷은 옷을 몸에 걸치고 배나 허리를 비틀거리거나 재빨리 흔들어 추는 춤을 이르며, ‘배꼽시계'란 배가 고픈 것을 짐작하는 것을 뜻하고, ‘배꼽 인사'는 감사의 표현으로 허리를 90도로 숙여서 배꼽에 닿게 하는 인사를 말한다.

아이를 낳은 뒤에 탯줄을 끊는 것을 “삼 가르다”라고 하며, 무엇을 잔뜩 붙잡을 때 “탯줄 잡듯 한다”라고 한다. 이렇게 배꼽과 탯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리고 ‘배꼽점'이란 바둑판 한가운데의 점, 또는 그 자리에 놓은 바둑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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