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현황과 문제점) 47년 전 설립, 33년 전 신축… 전국에서 가장 낡은 학사동
고향을 떠나 서울과 경기도 소재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저렴하게 기숙시설을 이용하도록 하는 향토학사의 시초는 1975년 설립된 새강원의숙(현 강원학사)이다. 이후 1989년 현 관악구 난곡동 산림청 부지 1만㎡와 춘천의 도유지를 맞바꾸며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신축한 강원학사는 당시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우수 사례로 선정돼 전국에 전파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초(最初)였던 재경 유학생 기숙시설은 가장 오래되고 낡은 시설이 됐고, 열악한 교통 인프라로 인해 이전을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놓였다.
■ 장마철마다 침수=지난 여름 강원학사(관악)는 집중호우를 감당하지 못해 일부 생활실(숙실) 벽면과 지하 체력단련실 바닥에 침수 흔적을 남기고 말았다. 이같은 현상은 30년을 넘긴 건물이어서 거의 매년 반복된다는게 학사측의 설명이다. 총 30개 생활실에 134개의 방으로 이뤄진 시설 대부분은 낡고 노후돼 최근 시설이 개선된 군부대보다도 낙후돼 보였다. 특히 화장실과 세면실, 세탁실이 한 공간에 놓여 있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도 높았고 천정은 습기로 인한 곰팡이가 넓게 자리잡고 있었다.
■열악한 접근성=강원학사(관악)는 전국 8개 자치단체 총 11개 향토학사 중 교통여건이 가장 좋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2호선 신대방역에서 학사까지는 시내버스로 이동 후 산 중턱 학사동까지 도보 이동을 포함해 30분 안팎이 소요된다. 학사에서 학교(경희대)까지 최대 2시간 가량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서울대 진학생에 촛점을 맞춰 학사 부지를 찾았다면, 이제는 전체적인 이동 효율성을 높인 새로운 학사의 건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총 251명의 사생 가운데 서울대생은 22명으로 10분의 1도 안된다는 점이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설 개선 시급"=한 사생은 "시설은 정말 문제인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학사 졸업생들의 모임(숙우회)도 이전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원섭 숙우회장(회계사)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성공할 있도록 한 매우 고마운 곳이라는 일종의 부채의식이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시설 상태라면 고마움보다 '어쩔 수 없이 온 곳'이라는 마음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학사를 거쳐간 5,000여명의 졸업생들이 지역을 위한 마음을 좀 더 갖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전을 적극 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