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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타임머신 여행 라떼는 말이야] 의암호 한가득 그 많던 재첩은 어디로 갔을까

대학 등록금 13만원하던 시절 어민 한명당 하루 60kg 채취 1만원 소득
건강한 자연의 맛 숙취해소에 그만 … 의암호 호수화 되며 개체수 줄어

1983년 춘천 재첩잡이

매년 3월 전남 광양 섬진강 하류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매화 축제를 보기 위해 전국 탐매객들이 몰려든다. 강변 주민들은 매화 향기를 쫓아온 사람들의 입맛까지 잡기 위해 아침 안개 속에 헤치고 재첩에 나선다. 재첩은 자연이 준 선물로 상쾌한 국물 맛이 일품으로 숙취 해소에 그만이다. 천연의 맛을 품은 재첩은 국과 회, 무침으로 인기 높은 음식으로 최고의 만족감을 준다.

1980년대 초 만해도 춘천 의암호에서도 민물 재첩이 큰 인기를 모았다.

◇춘천 의암호에서 잡히던 재첩을 아시나요? 어촌계원들이 전마선을 타고 의암호에서 재첩을 채취하고 있다.

본보 1983년 11월9일 기사에 민물조개의 일종인 재첩 기사가 게재됐다.

『춘천시 삼천동 의암호에는 오후 5시만 되면 강가 주변으로 몰려든 재첩 도매수집상들과 전마선(큰 배와 육지 또는 배와 배 사이를 다니며 연락을 하거나 짐을 나르는 작은 배)에서 하루 종일 채취한 재첩을 손질하는 어부들로 시장을 이루고 있다. 재첩은 직경2cm 내외의 민물조개로 의암호뿐만 아니라 백마강, 금강 등에서도 서식하고 있으나 의암호에서 건져 낸 것은 오염도 안됐고 민물조개 특유의 흙냄새도 없는 데다 살이 단단해 미각을 더욱 돋우어준다. 1천7백20㏊의 의암호 담수면적 가운데 5백㏊에서 재첩이 서식, 6백50t가량이 분포돼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의암호에서는 재첩 이외에 모두 7종의 민물 패류가 서식하고 있으나 재첩의 번식력이 강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첩은 겨울철에 얼음이 얼지 않는 한 1년 내내 채취가 가능하다. 재첩 채취는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아 삼태기 모양의 철망을 던지고 끌어 올리는 작업을 반복하면 된다. 장비는 길이 4~5m 무게 0.3t 정도의 전마선과 직경 1.5㎝ 이상의 삼태기 철망을 25m 가량의 줄에 연결 시키면 된다. 채취하려면 우선 춘천시에 패류 채취허가를 받아 어촌계에 가입하여야 한다. 하루 평균 한 사람이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채취할 겨우 60㎏을 건져 올릴 수 있다. 가격은 계절적 수요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며 60㎏에 평균 1만원 내외에 거래되고 있다. 호반어촌계(계장=방영기)에는 1백6명의 회원이 가입, 재첩 채취에 열을 올리고 있다. 6년째 의암호에서 재첩을 건져 올린다는 이종섭씨(55. 춘천시 삼천동 305)는 “수심이 너무 깊은 곳에서 서식하지 않으며 5~6m 깊이에서 몸매가 곱고 굵은 것이 많고 강가나 2~3m 수심에서는 어린 재첩이 몰려 있다”고 했다.

◇어촌계원들이 춘천 의암호에서 잡은 재첩을 자루에 담아 옮기고 있다.

수집상들은 대구 등 남쪽 지방으로 팔고 있으며 식도락가들에게 큰 인기. 당뇨병과 신경통에 효험이 있어 식이요법에도 이용되고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불지 않으면 매일 채취를 한다는 윤은화 여인(42.춘천시 삼천동 4통4반)은 “처음에 팔이 떨어지는 것 같은 고통도 있지만 자루 속에 차곡차곡 쌓이는 재첩을 보면 하루해가 짧게 느껴진다”며 “계통출하(농업·축산업·수산업 협동조합의 유통체계를 통해 출하)로 체계화된 판로 대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1981년 의암호 물을 뺏을 때 호수 밑바닥에 깔려 있는 빈 재첩 껍질이 수질 오염의 요인이 된다는 분석 결과에 따라 재첩 채취는 주민 소득은 물론 의암호 수질 오염을 예방하는 역할도 된다.』고 실려 있다

1983년 강원대 이과 2학기 등록금 13만원하던 시절이니 재첩은 1백 6명의 어촌계원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어촌계원들이 하루에 1인당 정부미 포대 3~4 자루를 채워 짭짤한 소득을 올렸다. 현재 의암호에서 서식하는 패류는 말조개, 작은말조개, 칼조개, 작은대칭이, 펄조개, 도끼조개, 곳체두드럭조개, 재첩, 참재첩, 엷은재첩 모두 10종이다.

재첩은 이후 의암호가 호수화되고 뻘이 쌓이면서 점차 개체수가 줄어들자 어부들도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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