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극장가에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가득한 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드라큘라의 이야기를 주변인의 시선에서 본 ‘렌필드’, 웹툰을 영화화한 ‘옥수역귀신’,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한 ‘귀를 기울이면’, 한국인 이민자 가족의 여정을 그린 ‘라이스보이 슬립스’, 축구 선수로 뛰다가 심장을 다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낭만적 공장’까지 다섯 편을 소개한다.

■렌필드=드라큘라를 갑질 하는 상사로 바라본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드라큘라’(니콜라스 케이지)에게 취업 사기를 당하고 밤낮없이 그에게 제물을 바치는 직속비서 ‘렌필드’(니콜라스 홀트)는 점차 피폐해져 간다. 여느 때처럼 드라큘라에게 바칠 제물을 찾던 렌필드는 자신의 인생을 뒤바꿔 줄 친구이자 경찰 ‘레베카’(아콰피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지금껏 마음속에 고이 간직했던 퇴사의 희망을 발견한다. 종신계약에 묶여 만성 피로, 불면증, 소화 불량에 시달리는 렌필드가 퇴사를 향한 액션을 시작, 직장인 관객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나선다. 청소년관람불가. 93분.

■옥수역귀신=2009년 한 남성의 투신 자살을 모티브로 한 소문이 일부 커뮤니티에 퍼지며 ‘옥수역 괴담’이 생겼다. 이어 2011년 호랑 작가가 공포 웹툰으로 재탄생시키며 신드롬을 일으켰고 영화는 이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줄거리는 특종이 필요한 기자 ‘나영’(김보라)이 옥수역에서 근무하는 친구 ‘우원’(김재현)을 통해 옥수역에서 일어난 사망 사건들을 들으며 전개된다. 취재를 시작한 나영에게 계속 괴이한 일들이 벌어지고, 미스터리한 인물 ‘태희’(신소율)를 만나게 되는데. 소름 돋는 이야기 속 아동 범죄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내용도 담았다. 15세 관람가. 80분.

■라이스보이 슬립스=1994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주한 한국계 캐나다 배우이자 감독인 안소니 심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반영된 작품이다. 캐나다 밴쿠버뿐 아니라 양양에서도 촬영됐다. 영화는 1990년 모든 게 낯선 캐나다에서 서로가 유일한 가족이었던 엄마 ‘소영’(최승윤)과 아들 ‘동현’(황도현)의 잊지 못할 시간을 담았다. 문득 집이 그리워지게 하는 따스한 이야기로 토론토영화제 ‘2022 최고의 캐나다 영화’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밴쿠버국제영화제 캐나다 장편상, 관객상, 부산국제영화제 플래시 포워드 상 등을 받았다. 15세 관람가. 117분.

■귀를 기울이면=1995년 공개된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다. 동화 작가를 꿈꾸는 ‘시즈쿠’(세이노 나나)와 세계적인 첼리스트를 꿈꾸는 ‘세이지’(마츠자카 토리)는 중학생 시절, 가슴속에 품고 있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각자 바쁜 하루하루를 보낸다. 10년 후 시즈쿠는 일본에서 출판 에디터로, 세이지는 이탈리아에서 첼리스트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 지친 시즈쿠는 일과 꿈 사이 선택의 기로에 서고, 정답을 찾기 위해 세이지가 있는 이탈리아로 떠나는데. 전체 관람가. 115분.

■낭만적 공장=심장을 다친 남자와 마음이 멍든 여자가 우연한 만남 속에 서로의 운명이 돼 가는 과정을 담았다. 전직 축구 선수 ‘복서’(심희섭)는 바닷가 인근 공장의 경비원으로 취직한다. 그리고 회색의 공장에 갇힌 여자 ‘복희’(전혜진)를 만난다. 우울한 하루를 살아가던 복희는 복서를 만나 희망을 품는데. 쉽게 이어질 것 같지 않은 이들이지만 두 사람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치부를 들키기도 하며 가까워진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조은성 감독이 과거 자동차 공장 경비로 일했던 경험과 그때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품에 녹여냈다. 15세 이상 관람가. 10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