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철 임산물을 노리는 불법 채취꾼들로 인해 강원지역 산림이 몸살을 앓고 있다.
27일 오전 춘천국유림관리소 산림사법경찰과 함께 찾은 춘천 부귀리, 화천 간척리 일대의 국유림. 20㎞에 이르는 이곳의 비포장 임도는 사람 얼굴보다 큰 돌덩이가 굴러다니고 바로 옆에 수백미터 높이의 낭떠러지가 아찔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몸에 좋고 값비싼 봄철 임산물을 노린 불법 채취꾼의 발자국을 여기저기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단속에 나선 권창오 춘천국유림관리소 보호관리팀장은 “불법 채취꾼들이 두릅, 취나물, 쑥, 고사리 등 30여종이 넘는 봄나물이 미처 다 자라기도 전에 뿌리 채 뽑아가고 있다”며 “출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임도차단기의 열쇠를 복사해 무단 침입하는 경우도 잦다”고 토로했다.

권 팀장의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부귀리로 향하는 임도 옆 낭떠러지에서 불법 채취꾼 전모(63)씨가 적발됐다. 산림사법경찰 사이에서 ‘전문 채취꾼 복장’으로 알려진 목장갑, 밀리터리 바지, 장화 차림으로 괭이질 삼매경에 빠져 있던 전씨에게는 과태료 8만원이 부과됐다. 전씨가 가져온 백팩과 봉투에서는 5㎏ 가량의 고사리가 담겨 있었다.
산림당국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를 통해 불법 채취꾼들간 봄나물이 많은 핫스팟을 공유하면서 불법 채취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부지방산림청에 따르면 과태료 처분을 제외하고 2020년부터 3년간 도내에서 수십㎏ 이상 대량으로 불법 채취하다 적발, 검찰에 송치된 건수는 53건에 이른다.
국유림이나 본인 소유가 아닌 사유림에서 임산물을 불법 굴·채취할 경우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고 관련 임산물은 몰수된다.
윤찬균 춘천국유림관리소장은 “5월31일까지 무분별한 봄철 임산물 굴·채취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특별단속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며 “임산물 불법 채취 행위는 산림 훼손과 입산자 실화로 인한 산불의 가장 큰 원인인만큼 적발 시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