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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청봉] ‘우주강국’ 대한민국을 꿈꾸며

김보경 인제 주재 부장

2014년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는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을 찾아가는 인간들과 그 과정에서 가족간의 사랑과 인류애를 담은 SF영화다. 우주를 소재로 한 내용의 영화로 우주영화의 이정표가 될 만한 명작으로 꼽힌다. 인터스텔라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지난달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를 비롯해 메멘토(2001년) 배트맨 비긴즈(2005년) 다크 나이트(2008년) 등을 만들었다.영화는 멀지 않은 미래인 2067년 황폐화된 지구를 떠나 인류가 살아가야 할 새로운 행성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았다. 20세기 인류가 범한 잘못으로 전세계가 식량 부족을 겪게 되고 남은 자들은 인류를 위해 지구를 대체할 다른 공간을 찾아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영화는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인간이 살기 적당한 환경의 행성을 찾아 정착하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왜 이제 와서 뜬금 없이 개봉한 지 10년이 돼 가는 우주영화 이야기를 꺼내는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전세계가 우주개발과 탐사를 놓고 서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우주기술이 다시 국제적인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주개발과 기술의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전기차 제조회사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우주개척을 꿈꾸며 막대한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다. 스페이스X라는 기업을 만든 그는 2050년까지 100만명의 지구인을 화성으로 보내겠다며 로켓발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와 우주사업의 라이벌로 거론되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도 그가 세운 우주기업인 블루오리진을 통해 우주로 향하는 발걸음을 가속화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 ‘아르테미스’는 지난 5월 나사(미항공우주국·NASA)의 달 착륙선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계약 규모만 34억 달러에 달하는 사업이다. 블루오리진은 달 착륙선을 개발해 나사에 제공하며 무인 착륙선의 성능을 검증받은 뒤 2030년 이내에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달에 착륙한다는 구상이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주강국 러시아도 우주개발에 나설 것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3일, 4년 5개월 만에 만난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장소도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는 회담 전 아무르주(州)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둘러보고 러시아 우주발사체인 안가라 로켓도 공개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우주대국의 부활을 알리는 상징적인 곳으로 러시아 로켓발사기지를 비롯한 우주기술의 최첨단 집약지다. 2012년 건설된 곳으로 공사비만 약 5~7조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처음으로 로켓을 발사하기도 했다.

2019년 인류 최초로 무인 달 탐사선을 달 뒷면에 착륙시키며 본격적으로 ‘우주경쟁’의 중심국으로 부상한 중국도 2030년 이전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2020년 4,240억 달러였던 우주시장 규모가 2040년에는 1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너도나도 우주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관련 규모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와중에 정부에서 우주항공청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현재 국회에서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우주항공청법)을 논의중이어서 조만간 법안 통과와 함께 조직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이 반도체 산업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반도체 선진국이 된 것처럼 늦은 출발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우주강국으로 도약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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