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 후 의료계가 총파업 투쟁을 예고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12일 명분없는 단체 행동에 대한 자제를 요청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대 정원에 관해서는 오래전부터 논의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의사들의 단체 행동에 대해 명분이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책 실행의 타이밍을 여러 가지 이유로 번번이 놓쳤다"며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응급실 뺑뺑이라든지 소아과 오픈런 등은 누구나 아이 가진 사람으로서는 경험하는 당면한 문제"라면서 얼마 전에 우리나라 최대 대학병원에서 간호사가 뇌수술을 받지 못해서 전원된 병원에서 사망한 사례를 들어 의사 인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을 늘리자는 논의는 정권 차원을 떠나서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들로서 의사들도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40년 동안 변호사는 10배 늘었는데 의사 수는 3배 늘었다"며 "소득이 증가할수록 전문 직역에 있는 사람들의 숫자는 늘어나기 마련인데 의사 숫자는 필요한 만큼 늘어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약분업 실시로 인해 2006년부터 오히려 정원이 350명 줄어들었다"며 "지난 18년 동안 그대로 놔둬도 6천500여명이 늘어날 의사 정원이 오히려 6천500명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의사들은 2천명 증원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하지만 2천명을 지금부터 늘려나가도 부족하다는 게 우리가 가진 의료 현실"이라면서 "그런 측면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분명히 자제돼야 한다. 정부는 최대한 준비하고, 의사들과 대화하고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2025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정원을 2천명 늘리고,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연휴가 끝난 후 본격적으로 집단행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15일 전국 곳곳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17일 서울에서 전국 의사대표자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집단행동을 이끌 비대위원장은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이 맡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역시 이날 오후 9시 온라인으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대전협은 정부의 정원 계획이 공개되기 직전에 전공의 1만여명의 약 88%가 집단행동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설문 결과를 내놓는 등 집단 대응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설문 결과 공개 당시 "현재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알리며 "더 이상 의사들을 범죄자 소탕하듯이 강력하고 단호하게 처벌하려 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더 이상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 응급의료 현장을 떠날 것"이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