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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모자란 무릎을 팔꿈치로 대신하기”…동충하초가 된 인간들

한준 작가 ‘부유하는 몸, 겉도는 힘, 가라앉는 곳’
오는 5월 12일까지 원주 갤러리 원

◇한준 作 제시되는, 필요와 표본

주체가 변화되는 기생생물인 동충하초를 소재로 작업하는 한준 작가가 다음달 12일까지 원주 갤러리 원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펼친다.

‘부유하는 몸, 겉도는 힘, 가라앉는 곳’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한 마디로 난해하다. 작품의 전체적인 틀을 유추하게 만드는 작품 제목의 힘을 빌리고 싶지만, 작품도 제목도 모두 까다롭다. 따라서 그의 작품을 관람하기 이전에 그가 왜 이러한 난해한 세계를 만들어 냈는지에 대해 이해해야만 한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독자적인 개체로서 살아가지만, 실제로는 유기적이다. 그렇다면 ‘나’라는 정의를 어떻게 내릴 수 있을까. 한준 작가는 이 자체에 집중했다. 너무나 밀접히 연결돼 있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그는 온전한 상태의 개인이 되기 위해 몸부림 치는 자신에 집중했고, 그러한 몸부림의 과정들이 마치 겨울에는 곤충이었다가 여름에는 버섯이 되는 동충하초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한준 作 모자란 무릎을 팔꿈치로 대신하기

어쩌면 개인이 자라나는 것이 아닌 우리의 몸을 통해 환경이 자라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그의 생각은 점점 넓혀지며, ‘나’를 찾는 그의 여정에 동행해 본다. 한준 작가는 “전시장에 있는 유기 생명체들이 전부 다 자라고 나면 온전한 사람이 되어 있을까, 아니면 개인이 되지 못한 버섯이 돼 있을까에 대해 궁금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의 몸에 버섯이 얼마나 자라고 있는지 생각해 보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준 작가는 전북대 예술대학 서양화 전공,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전주를 기반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이자, 전주의 대안문화공간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학예업무를 진행하는 객원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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