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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경기 이렇게 안 좋나 … 지난해 사상최대 임금체불, 올해도 40% 급증

1분기 임금체불 5천718억원 달해…작년 동기비 40%↑
전반적 경기침체 더해 '건설업 불황' 영향…정부, 구속수사 등 '철퇴' 예고
"임금 지급에 우선순위 두지 않는 국내 사업주 인식도 바뀌어야"

공사현장. 사진=강원일보DB

전반적인 경기침체 영향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임금체불이 올해 들어서도 무려 40%나 급증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으로 도산 등이 잇따르는 건설업계의 임금체불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악의적이거나 상습적인 체불 사업주에 대한 구속수사 등 엄정 대응과 함께, 임금 지급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는 사업주들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 상반기 임금체불 1조원 넘을 가능성 … 건설업 침체 영향 커=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체불된 임금은 5,7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4,075억원)보다 40.3% 급증한 것이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임금체불액은 상반기에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임금체불액은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올해 들어서도 다시 급증세다. 연도별로 보면 임금체불액은 2019년 1조7,217억원에서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 1조5,830억원, 2021년 1조3,504억원, 2022년 1조3,472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조7,845억원으로 전년 대비 32.5% 급증해 사상 최대를 찍었다. 더욱이 올해 1분기 임금체불 증가율은 지난해 증가율보다 더 높은 40.3%에 달했다.

임금체불이 늘어난 원인으로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더불어 건설업계 불황이 꼽힌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종합건설업 신규등록 업체는 104곳으로 전년 동월(333곳) 대비 68.7% 급감했고, 폐업 업체는 83곳에서 104곳으로 25.3% 늘었다.

지난해에도 건설업계 불황은 임금체불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건설업 임금체불액은 4,363억원으로 전체 체불액의 24.4%를 차지했고, 전년(2,925억원)보다 49.2% 급증했다.

■정부, 악의적 임금체불 등 '철퇴' 예고… “사업자 인식도 바뀌어야”=정부는 임금체불이 급증세를 보임에 따라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9월 임금체불 근절을 위한 대국민 담화문을 공동으로 발표하기도 했었다. 두 장관은 "재산을 은닉하거나 사적으로 유용하는 악의적인 사업주나, 상습적인 체불 사업주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며 "소액이라도 고의로 체불한 사업주는 정식 기소해 '벌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노동부는 올해 임금체불을 근절하기 위한 사업장 감독 강화에 나서 고의·상습 체불이 의심되는 사업장 300여 곳을 집중적으로 감독할 계획이다. 상습체불 사업자의 공공입찰 시 불이익을 주고, 신용제재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는 또 임금체불 피해를 줄이기 위한 단속 강화도 필요하다는 한편 사업주의 근본적인 인식 변화 또한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다른 선진국에서는 사업체가 어려워지면 임금을 최우선으로 변제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원자재를 구매하거나 기계설비를 마련하고 마지막으로 임금을 고려한다"며 사업주들이 임금 지급을 '우선순위'에 두는 인식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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