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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경기 침체 장기화 ‘깡통 대출’ 급증 … 고유가·고환율까지 ‘엎친 데 덮쳐’

5대 은행, 이자 못 받는 ‘무수익여신’ 지난해 말 총 3조5,207억원 … 1년새 7천억 불어나
1분기 강원 건설사 폐업신고 54건 10년 만에 최대 … 폐업 사유 노란우산 공제금도 급증

고금리와 고물가 등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은행이 원금은 물론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무수익여신, 이른바 ‘깡통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고환율·고유가까지 더해지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도내 중소기업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난해 말 기준 무수익여신은 총 3조5,20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2조7,9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 7,307억원(26.2%) 불어났다.

무수익여신은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과 채권재조정, 법정관리·화의 등으로 이자수입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일명 ‘깡통 대출’로 불린다. 가계와 기업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연체를 하는 등으로 은행의 건전성 관리가 그만큼 나빠졌다는 의미인데, 달리 말하면 대출을 받은 후 원금은 물론 이자조차도 제대로 상환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특히 은행별 재무상황을 보면 가계보다 제조·건설·부동산업 업체들의 부도 및 채무 불이행으로 전체 무수익여신 증가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도내 기업들은 자금여력이 부족해진 만큼 폐업하거나 폐업을 고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건설업행정정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도내 접수된 폐업신고(변경, 정정, 철회 포함)는 54건으로 동분기 기준으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다. 또 도내 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의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이 지난해 사상 최대인 389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당분간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와 더불어 최근 고유가·고환율까지 물가를 자극하면서, 경기 둔화가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분양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고금리 지속, 공사비 상승 등 비용부담 증대로 건설업 및 부동산업의 재무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도내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에도 각종 금융지원을 통해 버텨왔던 기업들이 경영난이 이제 한계에 달한 만큼 내수 회복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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