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경제일반

금융위기 뺨치는 환율 뜀박질…강원지역 중기·여행업계 울상

원·달러 환율 올해 들어서만 7% 이상 치솟아
수입업체 원재료값 올라·수출업체 물류비 부담
외환당국 "원화 가치하락 과도 24시간 모니터링"

22일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3.0원 내린 1,379.2원에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장을 마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올해 들어서만 7% 이상을 기록하며 IMF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 업계와 여행업계를 비롯한 강원 지역 중소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79.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말 종가(1,288.0원)보다 7.06% 상승한 수치다. 환율이 연초 3개월여 만에 7%를 뛰어넘는 급등세를 보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과 2009년 같은 기간 각각 6.9%, 5.8% 상승한 바 있다.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7년에도 1~4월 같은 기간 6%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역대급' 환율 상승세에 도내 중소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하는 업체들의 피해가 큰 상황이다. 해외에서 수산물을 수입해 스낵류를 제조하는 A(55·춘천시 삼천동)씨는 최근 영업이익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반토막 났다. A씨는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한시적으로 제품 종류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수출기업들 역시 마냥 기뻐하지 못하고 있다. 환율 상승과 동시에 물류비와 현지 인건비가 함께 뛴 탓이다. 춘천에서 곡물가공제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B(59)씨는 "부산에서 출발해 LA항으로 가는 물류비가 컨테이너 1개 기준 지난해 말 250만원에서 최근에는 450만원까지 뛰었다"며 "이제 막 수출을 시작해 안정적인 판매처가 없는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 여파는 여행업계에까지 미치고 있다. 강릉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C(68)씨는 "단체 연수·관광이 늘어나는 시기인데 상담할 때와 실제 계약할 때 단가가 달라지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며 "울며 겨자먹기로 여행사 마진을 줄여가며 단가를 맞춰주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외환당국은 원화가치 하락이 과도하다는 판단 하에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동에서 확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환율 추가 급등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범정부적으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