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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언중언]다수결

바야흐로 나라를 한바탕 뒤흔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선거 결과는 국민이 다양한 뉴스를 통해, 혹은 직간접적인 참여를 통해 확인한 대로 나타났다. 참패니, 대승이니 정파들마다 갖가지 해석을 내놓으며 앞으로 정국 주도권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 때는 모든 민의가 용광로 처럼 뜨겁게 달아오른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다수결이다. 일정 부분 모순도 내포하고 있지만 다수에 의한 의사 결정에 소수는 승복하고, 공동체의 나아갈 방향이 정해진다. 다양한 분석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 중 하나가 여야 득표율에 관한 내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역구 개표를 보면 득표율 5.4%포인트 차이지만, 국회의원 의석수는 무려 71석이나 벌어졌다. 일부에서는 ‘소선거구제의 저주’라는 표현도 한다. 선거 제도가 민의를 곡해한 것 아니냐는 뒤늦은 후회지만, 정치권이 이미 선거구제에 대한 논의를 시도했기 때문에 서로 할 말은 없는 셈이다. ▼다수결의 원칙이 올바르게 민의를 수렴하도록 지혜와 고민이 절실하다. 왜곡된 민의로 실제보다 휠씬 많은 의석을 가진 다수당이 된 쪽이나, 민의보다 더 적은 의석으로 완패 낙인이 찍혀 신세 한탄을 해야 하는 쪽이나 국민들이 기대하는 생활 정치를 구현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운영의 묘(妙)가 중요하다지만, 잘못된 제도로 국민의 뜻이 변질된다면 참다운 민주주의라 할 수 없다. ▼직접 비교의 대상은 아니지만 평범한 국민들이 쉽게 갖는 의문이 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 국가다. 의원 내각제가 아니다. 치열한 경쟁과 민의의 반영 때문인지 제20대 대통령 선거 에서는 0.7%, 25만여표 차로 당락이 갈렸다. 한 표, 한 표가 소중하고 존중돼야 한다. 나의 한 표, 우리의 한 의석이 상대의 그것보다 무조건 압도한다고 생각한다면 민주주의는 송두리째 허물어진다. 대통령이 얻은 표와 범야권이 받은 표는 모두 국민들의 표다. 다수결과 민주주의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