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하이브와 걸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간 '경영권 탈취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25일 "경영권 찬탈 계획도, 의도도, 실행한 적도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민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담을 진지한 것으로 포장해 저를 매도한 의도가 궁금하다"며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날 배신한 것이다. 빨아먹을 만큼 빨아먹고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어도어의 모회사인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일부가 어도어 경영권과 뉴진스 멤버들을 빼내려 했다고 의심하며 지난 22일 전격 감사에 착수했다. 이어 이날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민 대표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 A씨가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 등을 경영권 탈취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민 대표는 "이게 배임이 될 수가 없다"며 "나는 일을 잘한 죄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실적을 잘 내고 있는 계열사 사장인 나를 찍어내려는 하이브가 배임"이라며 "제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민 대표는 최근 논란이 인 일부 발언에 대해서도 "나는 BTS가 (나를) 베꼈다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내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라 적당히 벌어서 꿈을 펼치고 사는 게 방향성"이라며 "여자가 사회생활을 하는 게 이렇게 더럽다고 하는 생각도 했다"고 토로했다.
민 대표는 이날 두 시간 넘게 진행된 기자회견 도중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특히 논란이 된 문건과 카카오톡 대화 발췌본에 대해 "우리 '노는' 이야기를 진지병 환자처럼 '사우디 국부 펀드' 운운하며 (하이브가) 이야기했다"며 "제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이다. 이 아저씨들, 미안하지만 'X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톡을 야비하게 캡처했다"며 경영권 찬탈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제가 하이브와 이상한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저한테는 올무다. 팔지 못하게 묶어둔 (내 지분) 18%로 경영권을 찬탈한다고 X소리를 하고 있는데, 그게 노예 계약처럼 걸려 있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그 계약 때문에 제가 하이브를 영원히 못 벗어날 수 있다고 압박받는 상황에서 뉴진스를 카피한 아일릿까지 나왔다. 나를 말려 죽이겠다는 것을 느꼈다"며 문제의 대화록과 문건은 그런 상황에서 '노는 얘기'처럼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 대표 측 변호사는 "올해 초부터 (하이브와 민 대표간) 작년에 맺은 주주 간 계약 재협상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주 간 협상 과정에서 하이브 경영진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쏘스뮤직 산하 르세라핌 데뷔 과정에서 뉴진스 홍보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특히 "뉴진스의 부모들도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22일 감사에 돌입해 하이브에 반기를 드는 구상이 담긴 '하이브의 죄악', 독자 행보를 모색한 '프로젝트 1945', 해외 투자자 등이 거론된 문건 등을 발견한 바 있다.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 A씨가 지난 4일 나눈 대화를 감사에서 확보했다며 이미지 파일을 공개했다.
이를 보면 하이브가 A씨로 지목한 인물이 "이런 방법도 있어요"라며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 행사 엑시트(Exit), 어도어는 빈 껍데기 됨,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적당한 가격에 매각, 민 대표님은 어도어 대표이사 + 캐시 아웃(Cash Out)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돼 있다.
하이브가 민 대표라고 지목한 대화 상대방은 이에 "대박"이라고 답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보낸 감사 질의서에 답변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 측 어도어 감사는 지난 22일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고, 오는 30일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어도어 이사진이 불출석 하는 상황 등으로 인해 이사회 성립이 되지 않으면 하이브는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낼 예정이다.
법원 결정은 신청 후 4∼5주 가량 뒤 내려질 전망이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당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이 통지되고, 15일 뒤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가 열린다.
하이브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민 대표 등 기존 이사진을 해임하고 신규 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진 이사회에서 곧바로 새 대표이사가 선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