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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만명 방문 ‘춘천가자’, 도내 축제 패러다임 바뀌나

홈술 트렌드와 함께 급부상한 와인·위스키 등 프리미엄 주류가 강원지역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춘천 세계주류마켓이 개최한 ‘제1회 춘천가자’ 행사에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1만여 인파가 찾았다. 이들 중에는 짧게는 1박2일, 길게는 4박5일간 가게 앞에서 노숙을 하며 대기한 경우도 있어 식을 줄 모르는 와인·위스키 열풍을 짐작게 했다. 와인, 위스키, 사케, 고량주 등 150여종의 주류를 무료로 맛볼 수 있는 시음회와 에딩거 맥주·소시지 파티, 동원와인플러스와 협업한 참치해체쇼 등에도 행사기간 내내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광 콘텐츠로서 ‘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이다. 인사동 명물거리가 전통주와 함께하는 우리 전통 음식 축제의 거리로 성장했듯이 춘천의 술 축제도 특색 있는 지역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최근 자치단체, 지역 주민들이 경쟁적으로 벌이는 대부분의 축제가 ‘동네잔치’라는 비아냥을 듣는 실정에 비춰 보면 이번 행사는 고무적이다. 지역축제는 지방자치제 출범과 더불어 지역 관광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도내 축제는 적은 예산 투입으로 경제적·비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 지역 마케팅의 전략으로서 도시브랜딩으로도 성과를 내 왔다. 하지만 매년 반복적이고 의례적인 축제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따라서 발상의 전환으로 축제의 패러다임을 바꿔 창조력과 상상력으로 발현되는 새로운 축제를 만들어 가야 할 시점이다. 그래야 다시 한번 축제를 통한 강원관광의 도약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축제는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산업이다. 단순한 즐길 거리, 놀이판을 넘어 지역의 고유한 정서·환경에 품격 있는 콘텐츠를 접목해야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으로 지방 소멸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다. 지역 축제를 통해 관광 목적 등 유동인구를 포함한 생활인구가 늘어난다. 이런 점에서 생활인구 확대에 핵심적인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색 없는 획일적인 축제 프로그램은 관광객에게 식상하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하고 특별한 프로모션과 혜택을 제공해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문객의 성별·연령대·체류시간대 등 특성을 파악해 다양한 축제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홍보에 활용하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춘천가자’ 행사가 강원관광이 새로운 아이템으로 관광객을 공략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