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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대통령실, 北 '3차 오물풍선' 살포에 NSC 상임위 소집…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논의

합참 "北, 어제부터 대남 오물풍선 330여개 살포"

◇북한이 날린 대남 풍선이 9일 오전 경기 파주시 금촌동 한 도로에 떨어져 있다. 사진=독자 제공.

속보=북한이 전날 밤부터 3차 대남 '오물 풍선' 살포를 재개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9일 오전 장호진 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대통령실이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하기 위해 NSC를 가동한 것은 지난 2일 이후 7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어제부터 대남 오물풍선 330여개를 살포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앞서 기자들과 만나 '감내하기 힘든 조치'의 의미에 대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정부는 지난 4일 국무회의를 거쳐 9·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함으로써 대북 확성기 방송 등 접경지 인근 우리 군의 제약을 모두 해제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오물 풍선 남하에 따라 국방부 본부는 물론 모든 부대의 직원 및 장병에게 평일과 같은 정상근무를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국방부는 이런 지시가 내려간 이유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의 오물 풍선 추가 살포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추가 도발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국방부와 전군 차원의 엄정한 대비태세와 작전기강 확립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어제부터 대남 오물풍선 330여개를 살포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대남 풍선 관련 신고는 모두 3건이 119에 접수됐다.

전날 오후 10시 54분께 인천시 서구 마전동 인근에 대남 풍선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소방 당국에 처음 들어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안전 조치를 한 뒤 경찰과 군 당국에 대남 풍선을 인계했다.

9일 오전 4시 19분에는 중구 중산동 해안가에 대남 풍선이 떨어졌고, 오전 5시 32분에는 미추홀구 학익동 빌라 옥상에서도 유사한 대남 풍선이 발견됐다. 소방 당국에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으나 오전 5시 40분께 중구 연안부두 앞바다에서 대남 풍선이 관측되기도 했다.

이날 현재까지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시 오물풍선 비상대응반에 밤사이 접수된 대남 오물풍선 신고는 29건이다. 강북과 강남, 서남권과 동북권 등 곳곳에서 발견됐다.

노원·동대문구에서 각각 6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성북구에서도 5건을 비롯해 중구 3건, 은평·중랑구 각 2건, 강남·서대문·영등포·용산·종로구에서 1건씩 접수됐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남부경찰청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6분 이천시 신둔면 인후리에서 "밭에 하얀 풍선이 떨어져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밭에 있는 대남 풍선 2개를 확인, 군 당국에 인계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창릉천 인근과 파주시 금촌동에서도 풍선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발견된 풍선의 잔해에는 두엄(거름)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담긴 비닐 봉투도 매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5시 39분에는 군포시 부곡동 대형마트 부근에서 "하늘에서 회색 종이 같은 것이 떨어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현장에서는 대남 풍선은 발견되지 않았고, 대북 전단만 확인됐다.

오전 5시 27분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에서도 "하늘에서 종이가 떨어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곳 역시 대남 풍선은 없었고, 대북 전단만 나왔다. 이들 3건의 신고 현장에서 보고된 인명·재산 피해는 없었다.

각 지자체는 전날 안전 안내문자를 통해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 다시 부양 중.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고, 오물풍선 발견시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알렸다.

◇9일 강원 홍천군 북방면 구만리에서 군 당국이 오물 풍선 주변에 통제선을 설치하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2분께 홍천군 북방면 구만리 한 밭에 쓰레기가 담긴 비닐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또 오전 8시 23분께는 홍천군 홍천읍 와동리 농경지에서 종이가 담긴 풍선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날 0시께는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밭에서도 폐지가 들어 있는 풍선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재까지 오물 풍선으로 인한 인명 피해 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도는 전날 오후 11시33분께 재난 문자를 통해 "북한이 오물 풍선을 다시 부양하고 있다"며 "주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고, 발견 시 접촉하지 말고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발견된 대남 오물풍선. 2024.6.2 [합동참모본부 제공]

앞서 북한은 국내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배포를 빌미로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등 두 차례에 걸쳐 대남 오물 풍선을 날렸고 총 1천 개 가까이 남측에서 식별됐다. 이후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한다면서 다시 대북 전단이 온다면 "백배의 휴지와 오물량"을 다시 살포하겠다고 위협했다.

국내 민간 단체들이 지난 6∼7일 등 대형 풍선에 대북 전단을 달아 북한으로 보냄에 따라 북한이 3차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나선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두 번째로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한 이후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2018년에 남북이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 모든 조항의 효력정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군사합의에 따라 금지된 남북 접경지에서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군은 이달 중 서북도서와 군사분계선 일대 등 남북 접경지역 내 훈련을 재개할 방침이다.

아울러 군에 의한 확성기 방송과 대북전단 살포 등 대북 심리전 재개도 가능해졌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상황을 보면서 재개 시점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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