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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작황부진에 병해충까지…강원 농민들 깊어지는 시름

식물검역병 증가에 바이러스까지
"사전에 살균제 살포해 예방해야"

◇9일 춘천의 무 밭에 상품성을 잃은 무가 뒹굴고 있다.

장마에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수확기를 맞은 농작물의 산지 폐기가 늘고 있다. 작황 부진에 상품성이 떨어지고 장마철 병해충 발생 가능성도 높아져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9일 찾은 춘천 서면의 애호박 밭. 수확철이지만 아직 3분의 1 크기 정도밖에 자라지 못한 애호박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지난 8일 내린 비로 물이 흥건하 고여 있는 바닥에는 떨어진 호박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김모(53)씨는 "비가 내리는 날이 많이 일조량이 부족하니 호박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며 "예년의 3분의 1 크기에 불과해 상품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낙담했다. 호박뿐이 아니다. 인근의 무 밭에서도 수확이 한창이었지만 손바닥 크기밖에 안돼 상품성 없는 무가 바닥에 버려져 있었다. 무 농사를 짓는 최모(67)씨는 "전체 재배물량의 5분의 1은 썩거나 채 자라지 못해 수확을 못 할 지경"이라며 "평소에는 많아 봐야 10%정도인데, 올해는 유독 팔 수 없는 무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걱정했다.

춘천뿐 아니라 철원, 평창 등 도내 곳곳에서 농작물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철원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김모(53)씨는 최근 파프리카를 모두 폐기처분했다. 바이러스성 질환이 돌면서 수확을 도저히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감자 주산단지인 대관령 인근에서도 감자 역병 발생 조짐이 보이며 농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9일 현재 과수화상병 등 식물검역병이 발생한 농지는 391.4㏊로, 지난해 321.1㏊ 보다 22%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기상예보 확인과 살균제 살포 등을 당부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도 최근 안내문을 내고 "감자 역병의 경우 기상예보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2일 이상 강우가 지속되면 사전 및 사후에 살균제를 살포해 발생과 확산을 막아야 한다"며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에 따라 농진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을 참고해 안전사용기준에 맞게 살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9일 춘천의 무 밭에 상품성을 잃은 애호박이 뒹굴고 있다.
◇9일 춘천의 무 밭에 상품성을 잃은 애호박이 뒹굴고 있다.
◇9일 춘천의 무 밭에 상품성을 잃은 애호박이 뒹굴고 있다.
◇9일 춘천의 무 밭에 상품성을 잃은 무가 뒹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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