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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11호 슈퍼태풍 '야기' 베트남 강타…14명 사망·200여명 부상

나무 뿌리째 뽑히고 지붕 날아가…최근 10년새 가장 강력한 태풍
하롱베이 있는 꽝닌성 해안 상륙…당국, 주민 대피·4개 공항 폐쇄
앞서 관통한 필리핀에서 홍수와 산사태로 20명 숨지고 22명 실종

◇제 11호 슈퍼태풍 '야기(YAGI)' 베트남 강타[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초강력 제 11호 태풍 '야기(YAGI)'가 필리핀과 중국 하이난성을 휩쓴데 이어 베트남을 강타해 2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

8일 로이터통신과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야기가 전날 오후 1시께 최대 풍속 시속 166㎞로 베트남 북동부 꽝닌성 해안에 상륙하면서 14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북부 호아빈성 산간 지역에서는 산사태에 주택이 매몰되면서 일가족 4명이 사망했다.

항구에 정박해 있던 선박 여러 척이 바다로 휩쓸려 가는 과정에서도 희생자가 발생했다. 강풍과 폭우에 무너진 지붕이나 쓰러진 나무에 맞아 목숨을 잃은 사례도 있었다.

수도 하노이 등에서 나무 수천 그루가 뿌리째 뽑히고 전봇대가 쓰러졌다. 지붕과 간판이 날아가고 주택 다수가 파손되는 등 도시가 쑥대밭이 됐다.

전날 하노이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됐다. 꽝닌성, 타이빈성 등에서는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당국은 홍수와 산사태 등에 대비해 위험 지역 주민 약 5만명을 대피시키고 하노이, 하이퐁 등 4개 공항을 폐쇄했다. 50만명 가까운 군인이 방재 작업에 투입됐다.

꽝닌성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유명 관광지 하롱베이가 있는 지역이다. 크루즈 등 선박 운항도 취소됐다.

재난 당국은 주택이 3천200채 이상 파손되고 논 12만㏊가 침수됐으며, 1천개 이상 양식장이 피해를 봤다고 보고했다.

베트남 기상청 관계자는 "야기는 지난 30년간 베트남에 상륙한 태풍 중 가장 강력했다"고 전했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인명과 재산 보호를 위한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8일 오후 4시 기준 제 11호 태풍 야기(YAGI) 예상진로. [기상청 제공]

베트남에 앞서 중국과 필리핀도 태풍 '야기'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봤다.

지난 6일 태풍 '야기'가 휩쓸고 지나간 중국 남부 하이난과 광둥, 광시 3개 성에서는 4명이 숨지고 95명이 다쳤으며, 주민 122만7천명이 긴급 대피했다.

중심부 풍속 시속 200㎞를 넘는 태풍 '야기'로 이 지역 교통과 통신, 전력 공급이 끊겼고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중국 현지 매체에는 태풍으로 주차된 차량이 전복돼 3차례나 구르고 아파트 또는 상가 건물 유리창이 깨진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아이와 함께 길을 가던 한 여성이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거리 위에 미끄러져 넘어지고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기도 했다.

하이난성 하이커우시 시민 장춘성 씨는 "하늘은 어둡고 비가 쏟아졌으며, 땅과 건물이 흔들렸다"면서 "하이난에 19년 살았는데 이렇게 큰 태풍은 이번이 세 번째"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창 국무원 총리는 재난 구호와 이재민 이주, 인명 피해 최소화, 기반 시설 복구에 만전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시 주석과 리 총리 지시에 따라 국가홍수·가뭄대응총지휘부는 인명 구조 및 피해 복구를 지휘할 실무팀을 피해 지역에 파견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 중앙정부는 하이난과 광둥성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예산 2억위안(약 377억6천400만원)을 배정했다.

필리핀에서는 홍수와 산사태로 20명이 사망하고 22명이 실종됐다.

한편, 태풍 '야기'는 하노이를 통과한 뒤 이날 오전 베트남 북서부 지역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했으나, 그동안 내린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베트남 당국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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