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5일 시작되는 미국 대선이 막판까지 초박빙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밤 기준 미국 전체 사전 투표자는 7,005만명에 이를 정도로 열기를 더하고 있다. 화천 출신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미국에서 7번의 대선을 경험했는데 이처럼 혼전과 박빙인 경우는 없었다"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현지 상황을 전했다.
지난 7월 트럼프 후보 피습 당시 현지 분위기를 알려왔던 김동석 대표는 4일 진행된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각 주별로 승자독식 방식인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는 20개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23개주에서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머지 6~7개 경합주 투표 결과에 따라 승리가 좌우되는데 아직까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과거와 달리 이번 선거를 '트럼프와 트럼프가 아닌 세력간의 다툼'이라고 규정한 김 대표는 "한동안 백인, 기독교, 미국 우선을 주장하는 트럼프 지지층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강력했다"면서 "이런 흐름이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지명으로 흔들렸지만 최근에는 언론을 잘 활용하는 트럼프가 다시 우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트럼프 후보의 강세가 이달초 변화를 맞이하게 됐는데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최근 뉴욕 메디슨스퀘어 가든에서 유세를 펼친 트럼프측 찬조연설자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비하 유머를 하면서 해당 국가 출신 이민자들의 반발이 거세졌다"면서 "경합주에 주로 살고 있는 이들이 뭉쳐 반 트럼프 운동을 펼치면서 해리스의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선의 이슈로 경제, 이민, 낙태,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을 꼽은 김 대표는 "경제와 이민은 트럼프에, 낙태는 해리스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중 여성표를 주목한 김 대표는 "보수적인 아이오와(IOWA)주에서 해리스가 앞서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낙태를 스스로 선택할 권리로 판단한 여성 유권자들의 움직임 때문에 반전의 반전이 거듭되고 있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해리스가 한국에 친화적이라고 말한 김 대표는 "지난 10년간 경합지역인 조지아주의 애틀랜타에 아시아인들이 급증했고 한인들도 많이 산다"면서 "한인 커뮤니티의 활동으로 4년전 바이든이 이긴 것을 해리스측도 알고 있다. 상대적으로 해리스 당선이 한국에 유리한 이유"라고 했다.
김동석 대표는 1985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1996년 미국에서 한인유권자센터를 설립했다. 2010년 뉴저지에 서방 세계 최초의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를 세워 이 문제를 미국 전역에서 공론화하는데 기여했다. 화천 출신으로 춘천고와 미국 뉴욕 헌터칼리지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