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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미국 관세전쟁…기업들, 품목별 대책 마련해야

유럽연합·동남아시아 등 시장 다변화 시급
연구개발 투자 강화,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을
해외 생산기지 활용 등 치밀한 전략 세울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무역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을 주력 수출 시장으로 삼고 있는 강원지역 기업들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새롭게 정비해야 하며, 정부와 강원도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 강원지역의 수출 품목 중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의료용 전자기기, 면류, 의약품, 자동차 부품, 화장품 등이다. 이들 품목의 대미 수출 비중이 66.1%에 달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앞서 지난해 강원지역의 대미 수출은 2023년 대비 19.8% 감소한 바 있다. 이는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면서 이미 일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만약 이번 관세 인상이 지속될 경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강원도 수출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 자명하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기업들은 품목별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대체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유럽연합(EU), 동남아시아, 중동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EU의 경우 환경·윤리 기준이 까다롭지만 한-EU FTA가 체결되어 있어 관세 장벽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를 활용해 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을 통해 관세 장벽을 회피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강원지역 기업들도 현지 생산이나 조립 공장을 운영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다. 물론 초기 투자 비용이 크지만 장기적인 생존 전략으로 유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주로 저가 소비재보다 중간재와 산업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이 성공한다면 관세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관세를 우회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외 생산기지를 활용하는 전략도 생각해야 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특히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의 생산기지를 이용해 미국 수출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때다. 이미 대기업들은 이러한 전략을 추진 중이며 중소기업들도 공동 투자 방식을 통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강원도의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는 정책도 시급하다. 특정 시장이나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큰 산업 구조는 위기 상황에서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래 성장 산업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정책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친환경 에너지 산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대한 장기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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