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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대한민국, ‘마약 청정국’은 옛말이다

한희도 영월교도소장

연예인과 사회지도층 자녀 불법 마약 투약사건 등 마약류 범죄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상습적으로 마약을 하던 일부 특정 사람에게만 발생하던 사건들이 최근에는 그 사용자나 거래자가 다양해지고 마약 반입 사례도 국제화되고 있어 사회·국가적으로 피해가 심각하다.

수사기관이 언론에 발표한 주요 마약 밀반입 사례를 보면 시가 165억원 상당 태국 발 필로폰 50㎏ 밀수조직 사건, 10대 청소년이 가담한 마약류 대량유통 조직사건, 강원도에서 캐나다 갱단의 122만명분 코카인 공장 적발 등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반입분이 무려 2,600만여명분에 달한다.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임은 옛말이 됐다는 사실임에는 틀림없다.

우리나라 마약류 사범은 지난해 2만3,022명으로 2023년 2만7,611명에 비하면 다소 감소했지만 2022년 1만8,395명보다 25%, 2011년의 9,174명에 대비해 무려 150% 이상 증가했다.

UN이 발표한 전 세계 증가세의 3배에 달하는 가파른 증가세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단속된 마약 사범 인원 수에 잠재적 범죄율을 적용하면 국내 마약 사범은 무려 46만여명 규모라고 한다. 국내 인구 100명 중 1명이 마약범죄에 연루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필자가 근무하는 교정시설에도 전체 수용자 6만여명 중 마약류 사범이 7,000여명으로 10%가 넘는다. 교정 당국에서도 수용 관리와 처우에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최근 마약 사범의 동향을 보면 공급 사범(밀조·밀수·밀매) 증가는 물론 10·20대, 여성, 외국인 마약 사범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특히 거래 패턴을 보면 종전의 대면 거래에서 온라인 비대면 방식(텔레그램·다크웹)으로 익명성을 이용해 점조직 형태로 유통되고 있어 정부는 그 심각성을 인식해 2022년 10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마약 청정국의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검찰·경찰을 비롯해 유관 부처가 합동으로 마약 근절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범정부 차원의 마약류 관련 종합대책 추진 이후 법무부에서도 집중 수사와 단속, 치료 처우에도 집중하고 있다. 2023년 6월 법무부는 마약 사범 재활팀을 신설해 마약 사범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재활과 함께 재범 방지 마약류 중독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정 당국에서도 수용자와 민원인을 대상으로 향정신성 의약품 오남용의 위험성 홍보 등 마약 예방 및 근절 캠페인을 하고 있다. 마약 사범 중 의존성과 중독성이 심각한 수용자를 재활 전담시설에 수용해 치료 공동체, 자조모임 훈련, 특별 활동, 직업 재활 등 정신·육체적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약류 문제는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장래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 기관·사회단체는 물론 국민 모두가 심각성을 인식하고 마약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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